[기자수첩] 車산업, 미래 일자리 논의 첫 단추 잘 꿰야
[기자수첩] 車산업, 미래 일자리 논의 첫 단추 잘 꿰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10.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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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 미래 일자리에 대한 우려는 본격화됐다. 현재 자동차 업계는 온라인 판매에 뛰어들고 있다. 앞으로는 전기차 생산 확대로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 현대자동차는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의 온라인 판매에 대해 노동조합의 반발에 부딪혔다.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캐스퍼는 사전계약 첫날인 지난달 14일 1만8940대 계약을 기록했다. 역대 현대차 내연기관차 중 최다 기록이다. 올해 생산물량은 완판됐다. 위탁 생산을 맡은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올해 연말까지 1만2000대, 내년부터 연간 7만대 이상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에 노조는 판매직원의 고용 보장을 위해 온라인 판매에 반대하고 있다. 캐스퍼의 온라인 판매 성공이 앞으로 온라인 판매 차종 확대로 이어져 일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 온라인 판매는 이미 대세로 떠오른다. 테슬라는 100% 온라인으로만 자동차를 판매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9월 ‘메르세데스 온라인 숍’을 오픈하고 지난 8일 자동차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자동차 온라인 판매는 성공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서 앞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기아의 첫 전용전기차 ‘EV6’은 지난 3월31일부터 국내 완성차 업계 처음으로 온라인으로만 사전예약을 받은 결과 40여일 만에 3만대 이상의 계약을 기록하며 당초 일정보다 2주 이상 앞당겨 종료됐다. 사전예약에서 이미 올해 생산 목표인 1만3000대를 크게 웃도는 계약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기차 생산·보급 확대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도 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등 3개 단체는 12일 정부의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에 대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탄소중립위원회에 제출했다.

앞서 탄소중립위원회는 최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난 2018년 대비 26.3%에서 40%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차 보급 확대 속도 높이기는 필수다. 3개 단체는 “자동차산업 생태계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오는 2030년 무공해차 보급 속도를 완화하고 노동자 보호, 부품업체 지원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면·탄소중립 등 미래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변화는 피할 수 없다. 고용 감소 등 안정적 일자리에 대한 우려는 마땅하다. 우려가 현실화되면 지속적인 갈등은 빤하다. 논의는 이제 시작되고 있다. 첫 단추를 잘 꿰야 앞으로 확대될 산업 재편의 갈등을 피할 수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