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본격 상승세…언제까지 갈까 '관심'
비트코인 본격 상승세…언제까지 갈까 '관심'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10.1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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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처 확대·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매력 재부각
빈약한 펀더멘털로 저항선 막힐 우려 있어 주의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표시된 가상화폐 시세 현황.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표시된 가상화폐 시세 현황.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 상승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달 들어 6000만원을 넘어선 비트코인은 연이은 강세를 보이며 7000만원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시장은 최근 촉발된 비트코인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12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전 7시5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7000만원을 넘어서며 최근 일주일간 17.2%가량 급등했다. 특히 지난 6일에는 헤지펀드의 대명사인 소로스 펀드가 비트코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과 게리 겐슬러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잇따라 "가상자산을 금지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며 하루 8%가 넘는 급등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임박했고, 기관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이 늘면서 비트코인의 시세는 끝없이 오르는 추세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SEC는 비트코인 ETF 신청에 부정적인 입장을 담고 있었지만, 게리 겐슬러 의장이 취임하면서 상황은 조금씩 바뀌었다"며 "새로운 수요처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써도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높아지며 이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 3%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38%가량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가 둔화하면서 다른 투자처가 마땅히 보이지 않는 가운데, 비트코인 시장은 앞으로도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써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석원 블록체인협회 사무국장도 "미국의 비트코인 ETF 승인 및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진입 가능성이 커지며 앞으로의 성장세가 주목되는 자산으로 비트코인이 떠오르고 있다"며 "현재 인플레이션 우려를 헤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트코인과 물가 추이. (자료=SK증권 리서치센터)
비트코인과 물가 추이. (자료=SK증권 리서치센터)

여기에 중국이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를 지속하고 있지만, 차츰 비트코인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미 중국에서의 가상자산 거래는 금지되고 있는 만큼, 추가 규제가 크게 새로운 것이 없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중국 영향력은 지속해서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한때 후오비나 OKex 등 중국계 거래소는 전 세계 거래의 30%를 넘었지만, 근래 10%대로 감소했다. 중국에서의 비트코인 채굴 역시 금지되면서 채굴기업의 90%는 이미 폐쇄했거나 해외로 이전한 상황이다.

한대훈 연구원은 "중국에서의 자금이탈이 보다 가속화되면 앞으로는 더욱 중국의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고, 중국의 이슈에 대한 민감도도 이전보다 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비트코인 강세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애당초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예측이 힘들고, 아직은 하락 추세선을 완전히 이탈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추세적인 상승궤도를 그릴 것이라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비트코인 시장은 펀더멘털이 아닌 그때 그때의 뉴스에 따라 움직인다"며 "관련 금융상품 승인 및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진입이 어느 정도 더 진행돼야 추세적인 전망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학 다인인베스트 연구소 애널리스트도 "비트코인이 빠르게 급등하며 바닥 지지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상승했기 때문에 저항선에 부딪힐 경우 조정 하락이 올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원화 기준 7610만원대라는 저항선을 돌파한다면 비트코인은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차 이전 저점들에 대한 지지 테스트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