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장동 이슈에 자취 감춘 정책 국감
[기자수첩] 대장동 이슈에 자취 감춘 정책 국감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10.0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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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지난 1일 시작된 올해 국감은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이하 대장동 개발사업)' 국감이 될 모양새다. 초반부터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이슈로 국감장 곳곳에서 여야 대립과 파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 이슈의 최전선 중 하나인 국토교통위원회 국감도 마찬가지다. 지난 5일 국토교통부와 행정복합도시개발청, 새만금개발청을 대상으로 한 국토위 첫날 국감은 여야 간 피켓 공방으로 시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내걸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다. 

고성이 오가는 공방 끝에 두 차례 정회를 거쳐 본격적인 국감 질의가 시작됐지만, 여야 의원들의 질의는 대장동 개발사업 이슈에 집중됐다. 

민주당은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와 관련된 국민의힘 관련 인물들에 대한 의혹 공세에 나섰다. 조오섭 의원은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아 논란이 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 문제를 지적하며 "이게 화천대유 주인이 누구인지를 밝히고 있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도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특혜 의혹을 꺼내 들며 맞섰다. 국토위 국민의힘 간사를 맡은 송석준 의원은 양 가면을 쓴 강아지 인형을 들고나와 대장동 사업이 "양의 탈을 쓰고 탐욕스러운 늑대의 본성을 보여준 전형적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몇몇 의원들이 정책 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장동 개발사업 이슈에 가려졌다. 집값 안정과 전세난, 건설 현장 안전 등 국토부 국감에서 다뤄져야 할 주요 이슈들은 고개만 살짝 들었다. 한 의원이 언급한 것과 같이 '민생 상임위'인 국토위 국감이 정쟁의 주전장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이슈와 관계가 있는 7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국감과 20일 경기도 국감은 올해 국토위 국감 중 가장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여야의 관심이 5개월도 남지 않은 대선으로 향하는 건 당연한 이치겠다. 그러나 선거철마다 돌아왔던 민생에 관한 관심이 대장동 개발사업 이슈로 인해 뒷전이 된 점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국감은 정부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시간이다. 특히 올해 국감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감이다. 즉,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해 마지막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인 셈이다.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은 분명 진상규명이 필요한 일이다. 다만 그것들이 현재 국민이 겪고 있는 부동산 관련 민생 문제를 제쳐두고 몰두해야 할 문제인지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신아일보] 남정호 기자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