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국감] 농업법인의 수상한 농지 취득 다수…"정부가 방치"
[2021국감] 농업법인의 수상한 농지 취득 다수…"정부가 방치"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10.0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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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의원 11개 시도 자료 분석, 5년간 불법 농지취득 의심 78곳
상위 30개 법인 평균 77건…"한 법인은 14만평, 제도 개선 시급"
어느 논 모습. [사진=연합뉴스]
어느 논 모습. [사진=연합뉴스]

LH사태로 농지 불법취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최근 5년간 불법 농지취득이 의심되는 농업법인은 전국에 78곳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한 농업법인은 14만여 평의 농지를 취득했고, 규모만 축구장 64개 크기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최인호 의원(민주당)이 전국 11개 시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년 1월~2021년 8월) 농지를 30건 이상 취득한 농업법인은 총 78곳이다. 

감사원은 앞서 7월 ‘경기지역 농업법인 운영 및 관리실태’ 발표를 통해 2017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농지를 20건 이상 매수·매도한 법인을 대상으로 불법 행위를 집중 점검했다. 최인호 의원실은 감사원 기준을 바탕으로 5년간 30건 이상을 과도한 농지취득 기준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전국 11개 시도 7152개 농업법인이 5년간 2만7552건의 농지를 취득했다. 합산 면적은 1583만5902평으로 여의도 면적(약 87만7000평)의 18배에 달한다.   

이중 가장 많은 농지를 취득한 농업법인 A는 총 233건, 13만9677평에 달한다. 축구장 64개 크기다. 해당 법인은 전남 해남 181건(31만5404제곱미터, ㎡)과 경기 평택 50건(4만5354㎡), 전남 나주 2건(984㎡) 등 법인이 소재한 전남 외에 경기도 농지도 사들였다. 

농업법인 B의 경우 총 203건, 7만1834평의 농지를 취득했다. 해당 법인은 세종시에 있지만 경기 여주 25건(1만8657㎡), 충북 충주 170건(21만973㎡), 전남 곡성 8건(7840㎡) 등 타 시도의 농지를 거래했다.

이처럼 최근 5년간 농지 취득 상위 30개 법인의 평균 취득 건수는 약 77건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7122개 법인 평균인 3.5건과 비교해 무려 22배 많다. 또 상위 5개 법인의 5년간 평균 취득 건수는 164건이었다.

농식품부는 뒤늦게 지난 7월 ‘2021 농지이용실태조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농업법인 소유 농지를 처음으로 전수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최인호 의원. [사진=최인호의원실]
최인호 의원. [사진=최인호의원실]

최인호 의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비상식적으로 많은 농지를 취득해 불법 농지취득이 의심되는 농업법인이 실존한다는 것이 파악됐다”며 “그간 농업법인의 무분별한 부동산 투기 등 불법행위가 지속됐지만 농식품부와 지자체가 이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식품부와 지자체가 함께 관리할 수 있는 농지 취득·거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농업법인의 불법 농지취득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