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국감] 정의선 장인 '정도원' 삼표 회장, 문화재청 국감행 이유는
[2021국감] 정의선 장인 '정도원' 삼표 회장, 문화재청 국감행 이유는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09.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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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위서 유일한 산업계 증인 채택…풍납공장 부지이전 문제 '신문'
'안전관리‧환경문제'보다 더 심감한 '문화재보호' 문제 삼아 '증인대'
서울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삼표 레미콘공장에서 레미콘차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장면.[사진=삼표유튜브홍보영상 캡쳐]
서울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삼표 레미콘공장에서 레미콘차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장면.[사진=삼표유튜브홍보영상 캡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장인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문화재청 국정감사에 불려 나온다.

시멘트‧레미콘 주력 기업인 삼표가 환경문제와 중대재해 쪽이 아닌 문화재 쪽 증인대에 오르게 돼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을 산업계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증인으로 채택했다.

문체위 국감 증인으로는 대개 미디어‧콘테츠‧게임 업계 기업인들이 끌려 나오고 있어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번 문체위 국감에서도 정도원 회장을 제외하고는 김진구 네이버웹툰 대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등 모두 콘테츠‧게임 업종 기업인들이 증인대에 오를 예정이다.

게다가 정도원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 국감도 아닌 사업과 전혀 무관한 문화재청 국감(10월5일)에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정도원 회장은 삼표그룹 ‘사업장 안전관리 부실’ 의혹과 ‘환경문제’ 지적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환경노동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감 증인 채택은 피했다.

하지만 국회는 이보다도 ‘역사적 문화재 보존이 아닌 삼표의 사업 이익을 생각한 도덕적인 부분’을 더 크게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회는 10월5일 열리는 문화재청 국감에서 정도원 회장에게 ‘풍납동 공장부지 이전 문제’에 대해 직접 신문한다는 계획이다.

삼표산업의 풍납동 공장은 최근 중대재해로 사망사고 발생한 성수동 공장과 함께 유일하게 서울 안에 있는 레미콘 공장이다.

성수동 공장이 환경문제로 부지 이전을 강요받고 있는 것과 달리 풍납동 공장은 문화재 보존을 위해 이전을 강요받고 있어 더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실제 삼표레미콘 풍납공장 인근에서 한성백제의 도성으로 추정되는 풍납토성 서성벽이 발견된 상태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만큼 송파구청은 풍납토성을 복원하기 위해 강제수용에 들어갔다. 문화재청은 삼표산업이 터 잡은 지역이 풍납토성 성벽과 해자가 있던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삼표산업은 이전할 곳을 찾지 못해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은 도심 공사현장과 접근성이 좋아야 하는 만큼 쉽게 자리를 비켜주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보여진다.

이에 따라 송파구와 삼표그룹 양쪽이 소송전을 버릴 만큼 사태가 확대되자 국회가 정 회장을 국감으로 불러들인 것으로 보인다. 정도원 회장의 입에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도원 회장이 무리해서라도 풍납공장을 지켜려는 이유는 성수공장까지 이전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자칫 사업 위기에 몰릴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숲 옆에 있는 성수공장 또한 최근 용역직원 1명이 덤프트럭에 치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양쪽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계속 발생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망 사고 이후에도 삼표는 어떠한 재발 방지대책이나 고인에 대한 사과 발표조차 없었다.

정도원 회장의 안전경영 실종 책임론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문화재 보존 방해 문제까지 이슈가 확대될 경우 삼표는 더욱 곤경에 처해질 전망이다. 

한편 정도원 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장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인사다. 정도원 회장의 딸 정지선씨와 정의선 회장이 부부사이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