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빅테크 수수료는 카드사 두 배?...'갑론을박'
[이슈분석] 빅테크 수수료는 카드사 두 배?...'갑론을박'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1.09.2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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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율 신용카드 1.3~2.3%, 빅테크 2.5~3.6%…1.2%p~1.3%p 차이
페이 수수료에는 카드사·PG사 비용도 포함...100% 빅테크 수입 아냐
(사진=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각 홈페이지 캡처)
(사진=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각 홈페이지 캡처)

카드사와 빅테크 간의 수수료율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같은 가맹점에서 동일한 비용을 결제해도 카드사보다 빅테크 기업 수수료율이 높아 가맹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카드사는 빅테크 업체도 금융당국의 수수료율 통제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빅테크 업계는 각종 페이에 책정된 수수료에 카드사와 PG(결제대행)사에 지급할 수수료가 포함된 만큼 단순 비교는 무리라며 맞서고 있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및 빅테크 결제 수수료 비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는 0.8%로 카카오페이(온라인) 2.0%, 네이버페이(주문관리) 2.2%보다 저렴하다.

네이버페이 수수료의 경우 신용카드보다 약 3배가량 높다. 연매출 구간별로 살펴봐도 △3억원에서 5억원 구간(신용카드 1.3%, 네이버페이 2.75%, 카카오페이 2.5%)  △5억원에서 10억원 구간(신용카드 1.4%, 네이버페이 2.86%, 카카오페이 2.6%) △10억원에서 30억원 구간(신용카드 1.6%, 네이버페이 3.08%, 카카오페이 2.8%)  △30억원 이상(카드사 2.3%, 네이버페이 3.63%, 카카오페이 3.2%) 등 카드사와 네이버페이의 구간별 평균 수수료율 차이는 1.43%, 카카오페이는 1.1%다.

문제는 간편결제서비스에서 차지하는 빅테크 기업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2021년 상반기 중 국내지급 결제 동향'에 따르면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금액은 일평균 1조1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간편결제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4670억원으로 전체 41.1%다. 간편결제서비스 이용금액 중 빅테크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63%로 하루 평균 결제 금액은 2940억원에 달한다.

카드사는 빅테크 업계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는 3년마다 적격 수수료로 금융당국의 관리 통제를 받고 있다"면서 "우대 가맹점 수수료의 경우 이미 원가 이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빅테크 기업은 카드사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동일 기능, 동일 규제가 적용되는게 맞는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실제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수수료 원가(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수수료율 규제를 받고 있다. 다만, 빅테크의 경우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해 수수료와 관련된 규제가 없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은 카드사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지만, 빅테크 기업의 수수료율은 최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네이버페이는 PG(결제 대행) 서비스로 신용이 낮아 직접 신용카드 가맹점이 될 수 없는 온라인 소상공인을 대신 신용카드 가맹점 역할을 한다"면서 "이에 네이버페이 수수료에는 신용카드사에 지급하는 가맹점 수수료와 신용이 낮은 온라인 쇼핑몰의 부도로 인한 손실 위험을 부담하는 등의 PG사 역할에 따른 수수료가 포함된 구조"라고 설명했다.

단순 결제(PG)만 제공하는 결제형 가맹점의 경우, 결제 수수료율은 1.1%~2.5% 수준이다. 네이버페이가 신용카드사에 제공하는 수수료 0.8~2.3%를 빼면 네이버페이가 실질적으로 얻는 수수료는 0.2~0.3%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최근 빅테크 기업은 우대 수수료율 등 기업 내 상생 정책도 펼치면서 자율적으로 수수료율을 조정하고 있어, 가맹점 수수료 부담을 덜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카카오페이는 영세·중소상공인을 위한 우대 수수료율 적용을 위한 차액 정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최근 오프라인에서 카카오페이머니 결제 시 영세·중소상공인 가맹점 수수료는 신용카드와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했다.

빅테크 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가맹점이 특정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없는 의무수납제를 세계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는 나라"라며 "이 때문에 카드사는 가맹점 영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이를 결제 수수료에도 반영할 수 있다. 간편결제 가맹점 수는 많아야 60만개인데 반해, 카드 가맹점 수는 300만개에 달한다. 간편결제 업체는 아무런 정부 도움 없이 가맹점을 늘려가고 있다"며, 오히려 신용카드사로 운동장이 기울어진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