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무한 상승' 전망, 드디어 꺾여
'집값 무한 상승' 전망, 드디어 꺾여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09.2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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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들 '하향 안정적 흐름' 전망
소비자심리지수, 3개월만 상승 방향 전환

집값에 대한 오름세 전망이 드디어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연내 금리인상 전망 가능성은 오르고, 소비자들의 심리지수도 개선됐다. 경기 회복 가능성과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생각이 함께 고개를 드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8로 8월보다 1.3p 높아졌다. 7월(103.2)과 8월(102.5) 두 달 연속 떨어진 뒤 석 달만의 반등이다.

한편 이날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34로 나타났다. 한 달 만에 8p나 뛰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8로 오히려 1p 하락했다.

황희진 한국은행 통계팀장은 "지수 자체로는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미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 등의 영향으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소폭 하락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전 지표들을 보면,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은 경우에도 집값은 오를 것으로 보는 기류가 있었다. 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촌 전경. (사진=신아일보DB)
서울 아파트촌 전경. (사진=신아일보DB)

8월24일 나온 '2021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9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당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 등에도, 금리수준전망은 126으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었다. 

7월28일 '2021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9이었고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26이었다. 일종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신이 최근까지도 작동했음을 알 수 있다. 

금년도 주택가격전망을 두루 살펴보면 이번 변동의 의미가 더 크게 드러난다. △1월 130에 이어서 △2월 129 △3월 124 △4월 122로 다소 떨어진 경우도 있었지만, △5월 124 △6월 127 △8월 129에서 이달 결국 128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볼 때 이번 하락이 결국 소폭의 하락이긴 하지만, 이미 하락은 불가능하다는 믿음은 깨진 바 있으며 이것이 강화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130 아래에서 횡보하던 것이 하락으로 방향을 잡은 게 아니냐고도 볼 여지도 있다.

시장 전문가들도 이 같은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이날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번 주택가격전망지수 변동 상황을 가리켜 "선행지표이다 보니 방향성이 중요한데, 추세 전환이 일어났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자가가구보다는 임차가구 중 하락 전망이 강했고, 6대 광역시 가격전망은 유지되는데 그 외 지역에서 하락 전망이 상대적으로 강했다는 점을 짚으면서 우선 "수도권 등 인상 심리가 본격적으로 꺾였다고까지 보는 건 다소 무리"라고 해석했다.

다만 가계대출이 엄격히 관리되는 상황에서 부동산을 은행 대출로 구입하는 것에 부담감이 커지고, 이것이 실제 조달 어려움과 함께 전체 심리가 지표 방향 전환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영호 우리은행 주택기금부 부부장도 "총량관리제를 하고 있는데, 전망지수가 이에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반적으로 지금까지는 (부동산 가격이) 너무 급등했던 부분이 있다 보니, 향후 안정화로 갈 전환 상황으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했다. 공급이 수요 대비 부족하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이 부부장은 낙관적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2,3년 후에는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불안감이 여러 면에서) 심리 면에서 둔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반적으로 주택 문제가 안정화 국면으로 들어설 여지가 생겼다는 공감대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이번 지표는 유효하고 전문가들 역시 이에 주목하고 있다. 수도권 대 비수도권 등 세부적으로 다른 속도 문제가 존재하지만, 부동산 불패와 무한 상승 믿음은 분명 깨진 만큼 정책을 맞춤형으로 진행하면 될 가능성이 대두, 주목되고 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