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석유 악재 딛고 '겹호재'
SK이노베이션, 배터리·석유 악재 딛고 '겹호재'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9.2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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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화재 우려 잠재우고 수주 확대
석유, 정제마진 손익분기점 넘어 상승세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배터리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배터리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0월1일 배터리, 석유개발(E&P) 사업의 신설법인 공식 출범 앞두고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배터리는 공급이 점차 늘어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석유업과 관련해선 정제마진 회복세가 지속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정유 업계의 악재를 비켜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우선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LG에너지솔루션발 전기차(EV) 배터리 화재란 악재를 비켜가 안전성을 입증하며 공급 확대를 실현하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자동차 ‘코나 EV’와 미국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의 화재에 따른 리콜 사태는 업계 전반의 안전성, 손실 우려로 번졌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화재 사고를 겪지 않았다. 지난 7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차 ‘포터 EV’에서 연기 발생하는 일이 있었지만 아직 원인 조사에서 배터리 문제로 지목되지 않았다.

이처럼 안정성 문제에서 자유로운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가 오는 2024년 선보이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7’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아이오닉7의 배터리는 당초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설립한 합작사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SK이노베이션이 현대차의 별도 발주에서 단독으로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수주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배터리 공급에 이은 현대차그룹과 협력 강화로 풀이된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7월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5.4%를 기록해 처음으로 삼성SDI를 제치고 글로벌 5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2위·22.5%)과 삼성SDI(6위·4.4%)는 전년대비 각각 한 계단, 두 계단씩 순위가 내려가 순위 변동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정유 사업에서는 정제마진이 코로나19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제외한 값이다. 관련업계에서는 배럴당 4달러에서 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그동안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부분 마이너스(-) 혹은 1달러∼3달러대에 머무르며 악재로 꼽혔다.

하지만 올해 9월1주와 2주에는 배럴당 5.2달러로 손익분기점을 뛰어넘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에는 배럴당 7달러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제마진 호재 소식은 미국 허리케인 피해와 글로벌 설비 가동 지연 등에 따른 공공급 위축, 국제 유가 상승, 백신 접종과 맞물려 전반적인 수요 증가가 이뤄진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정제마진의 호조세가 ‘위드 코로나’ 등으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석유사업 영업이익이 정제마진 약세 등으로 전분기 대비 1830억원 줄어든 233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정제마진 회복에 힘입어 배터리 사업과 함께 석유 사업이 실적 상승을 함께 이끌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수주 확대로 글로벌 사용량 점유율이 점차 늘고 있어 이번에 5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석유 사업과 관련해선 “정제마진은 손익분기점을 넘으면서 올해 3분기 실적에서 본원적 수익이 개선될 것”라며 “글로벌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운송 수요가 확대되며 지속적인 우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