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피해자' 카카오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골프업계 성토
'우리도 피해자' 카카오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골프업계 성토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9.2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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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수료 골프부킹 시장 진출 두고 "시장 장악 후 유료화 우려"
카카오골프예약.[이미지=카카오골프예약 홈페이지]
카카오골프예약.[이미지=카카오골프예약 홈페이지]

카카오가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논란을 빚은 가운데, 골프부킹 업계서도 카카오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플랫폼상 유리한 고지에 위치한 카카오가 무수수료 정책으로 시장을 훼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019년 ‘카카오골프예약’으로 골프부킹 사업을 시작하면서 무수수료 정책을 내세우며 시장 질서를 혼란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프 부킹시장은 각각의 플랫폼이 골프장의 ‘티타임’을 각각의 플랫폼을 통해 골퍼들에게 타임을 제공하고 일정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또 골프부킹 플랫폼 업체들은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골퍼들을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카카오골프예약은 골프 부킹시장에 진출하면서 무수수료 정책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에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티타임만 제공해달라고 요청하거나 골프장에서 제공받는 원가 그린피로 플랫폼에 티타임을 오픈하는 방식이다.

카카오골프예약은 서비스 출시 후 1년 만에 137만명의 회원을 모았고 지난해 30만건에 달하는 골프장 예약을 성사시켰다.

업계에선 이에 대해 카카오가 상생을 위한 노력 없이 신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기존 생태계를 뒤흔들어 놨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의 무수수료 정책으로 작게는 개인으로 활동하는 1인 에이전트부터 중소기업에서 운영하는 골프 부킹 플랫폼들까지 생계에 큰 타격을 받았다”며 “여기에 코로나 이슈로 골프장 티타임이 부족해지며 기존 업체들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카카오의 이 같은 전략은 다른 서비스를 장악하던 방식과 유사해 경쟁업체들이 도태하면 시장을 장악해 이후 수익화에 나설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카카오는 택시, 헤어숍, 대리운전 등의 중계 서비스에 진출하면서 수수료 무료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이후 어느 정도 시장 장악을 했다고 판단하면 유료 전환에 수수료 인상까지 단행해 뭇매를 맞았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카카오가 앞으로 골프 부킹 시장을 잠식하게 됐을 때 골프장에도 동일한 방식의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며 “퇴출까지 요구하는 건 아니지만, 공룡업체로서 출혈경쟁을 벌이기보다 공정한 서비스로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