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OMC 여파에 헝다 리스크까지…증권가 "낙관적 판단 경계"
미 FOMC 여파에 헝다 리스크까지…증권가 "낙관적 판단 경계"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9.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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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준금리 인상 내년으로 앞당겨져 시장 우려 확대
헝다 디폴트 우려도 여전…국내 건설·철강부터 영향
중국 상하이의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센터 건물 밖 회사 로고 모습. (사진=상하이 EPA·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의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센터 건물 밖 회사 로고 모습. (사진=상하이 EPA·연합뉴스)

추석 연휴 기간 전 세계 증시를 떨게 했던 글로벌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다.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앞당겨졌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그룹의 파산 우려도 여전하다. 증권가에선 이런 이슈를 예의주시하며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추석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코스피는 지난주 2거래일간 보합권 등락을 보이며 글로벌 리스크를 반영했다. 뉴욕증시는 지난 20일(현지 시간) 1~2% 급락세를 보인 후 서서히 회복했고, 중국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 FOMC 우려로 관망세를 보이던 글로벌 증시는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로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완화적인 미 FOMC 결과와 2025년 9월 만기 위안화 채권에 대한 헝다 측의 이자 지급 선언에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도 지난 21일(현지 시간) 기준 장중 26을 넘어서며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내 안정세를 찾으며 23일 18.63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글로벌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내년으로 앞당겨졌고, 헝다그룹에 대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도 지속할 수 있어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에는 2022년 금리 동결로 의견이 모였지만, 이번엔 FOMC 위원들의 의견이 내년 금리 동결과 1회 인상으로 양분됐다"며 "2023년에는 6월달 결과처럼 2회 인상이 아닌 최소 3회 인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시장 컨센서스보다 '매파적' 의견으로, 시장의 우려를 키울 수 있을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헝다그룹의 디폴트 리스크도 현재 진행형이다. 우선 헝다그룹은 위안화 채권 이외에 지난 23일로 지급이 예정됐던 달러 표시채권의 이자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오는 29일에도 2024년 3월 만기 도래 채권에 대한 이자 4750만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헝다가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증권가에선 이번 사태로 중국 경기가 냉각될 경우 국내 증시 불확실성 역시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나 중국 정부의 강력한 디레버리지(부채 감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공격적인 레버리지 경영을 이어왔던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디폴트 사례가 속출할 가능성이 있어 불확실성은 길어질 전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건설·철강 관련 업종이 일차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전체 경기가 안 좋아진다면 석유·화학이나 소비재 등 업종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개입 여부와 시장 안정성 확보 가능성이 앞으로 관건이 될 수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부동산 디폴트 우려가 지속할 수 있어 이를 염두에 둔 조심스러운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