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情)보다 좋은 서비스는 없다
[기고] 정(情)보다 좋은 서비스는 없다
  • 신아일보
  • 승인 2021.09.2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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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정든닭발 창업주
 

한국에서 식당을 하는 이가 손님에게 절대 듣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음식이 맛없다는 말이 아니다. 가게가 비위생적이라는 말도 아니다. 출입문을 열고 나가는 손님의 입에서 “여기 정말 정 떨어지는 곳이네”라는 말을 들었다면 주인은 스스로를 반드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 마음으로 하는 서비스를 예부터 중요시해왔다. 재래시장을 생각해보자. 

거칠고 투박하긴 했지만 재래시장이야말로 가게 주인과 고객 간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고 정겹게 일어났던 곳이다. 할머니들한테 콩나물 100원어치 사면 옆에 있던 다른 나물을 100원어치보다 더 주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예전보다 덜하지만 그래도 정찰제로 파는 곳보다는 재래시장이 정이 넘치는 것이다. 

필자가 가게를 운영했을 때에도 손님들에게 정을 듬뿍 나눠줬던 기억이 난다. 

음식을 수북히 담아주는 것은 기본이고, “야 너 옷 새로 샀냐, 너 잘 어울린다. 너 머리 깎았구나. 훤하네” 등의 칭찬을 손님에게 하면 돌아오는 것은 함박웃음이었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왔던 손님이 커서 결혼을 한 후 아기를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애기 이쁘다”고 말하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 

아기가 수저통을 어지럽혀도, 크게 울어 다른 손님들에게 실례가 될지라도 그들에게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 그들 스스로 아기를 달래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피해를 기치지 않게끔 노력을 하기도 했지만 아이의 그 자연스러운 모습이 너무 정겨워 보였기 때문이다. 

필자가 손님들에게 한 말과 행동은 가식적인 것이 아니었다. 정말 손님이 예뻤고, 아기가 예뻐 보였다. 손님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비즈니스적인 관계가 아닌 인간적인 면을 앞세워 다가가면 그 손님과 주인 사이엔 돈독한 정이 쌓이게 된다. 그 정이 겹겹이 쌓이면 단골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우리네 문화에서 정을 주고받는 문화가 약해지고 있다. 가게 주인과 손님 간 관계에 정이 빠지고 경직된 감정만이 오고 간다. 물론 서로 정을 안주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서로 사는 게 바쁘니 관심을 주기 버겁고, 코로나 19라는 특수한 상황에 처해서 그런 것일 수 있다. 

물론 한국적인 정이 가득한 식당이라고 해서 고객들이 다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객들이 사랑하는 곳엔 언제나 한국적인 정이 가득한 것만은 사실일 것이다.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음식 맛에만 집착해 한국적인 정을 등한시하는 곳이 있다. “주방장이 식당을 차리면 망한다”는 옛 말이 있지 않던가. 오로지 맛에만 신경을 쓰면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다. 음식 맛에만 집중하면 망하기 쉬운 시대다. 

맛에 자신 있는데 장사가 잘 안 된다면, 당장 내일부터 고객에게 한국적인 정을 푸짐히 선사해보길 바란다. 

세계 다른 곳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장사를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을 빼놓고 성공을 바라는 것은 놀부 심보다. 자신은 물론 종업원들에게도 교육을 시켜 한국적인 정을 서비스 한다면, 더불어 배달에도 정과 편지 등을 서비스 한다면 그보다 더 완벽한 장사는 없다고 생각한다.  

/김영숙 정든닭발 창업주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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