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검승부] '불닭'과 '신라면' 볶음면 불꽃 경쟁
[찐검승부] '불닭'과 '신라면' 볶음면 불꽃 경쟁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9.23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Z세대 주 소비 1000억 규모, 라면 1위 브랜드 가세 확대 기대
삼양식품, 30억개 판매 독보적…농심, 5주 만에 1500만개 호응↑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오리지널'(좌), 농심의 '신라면볶음면'(우) [사진=각 사]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오리지널'(좌), 농심의 '신라면볶음면'(우) [사진=각 사]

볶음라면 시장을 이끄는 삼양식품과 농심의 경쟁은 치열하다. 농심이 최근 ‘신라면볶음면’으로 국내 시장을 주도하는 삼양 ‘불닭볶음면’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업계 이목은 실적 경쟁에 쏠리고 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삼양 불닭볶음면에 이어 농심 신라면볶음면도 해외 진출을 계획하면서 K-라면의 또 다른 전성기도 기대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 불닭볶음면과 농심 신라면볶음면의 경쟁으로 국내 볶음면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1500억원(소매점 기준) 수준이다. 이중 볶음면(짜장라면 제외)은 1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신라면볶음면의 가세로 국내 볶음면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10명 중 4명꼴 불닭 ‘후루룩’

국내 볶음면 시장은 삼양의 불닭시리즈가 주도하고 있다. 2012년 첫 선을 보인 삼양의 불닭볶음면은 출시 초기엔 매운 맛을 선호하는 일부 마니아 사이에서 화제가 됐지만 꾸준히 소비층을 넓히며 현재 볶음면 간판주자로 떠올랐다. 

삼양의 불닭시리즈는 주 소비층인 10~30세대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해 다양한 맛을 출시하고 있다. 내수에선 오리지널 불닭을 비롯해 까르보불닭과 라이트불닭, 핵불닭, 최근에 선보인 4가지치즈불닭 등 면류만 12종이다. 불닭떡볶이·로제불닭납작당면·라면스낵 불닭·불닭소스를 포함한 간편식과 스스류도 총 12종이다. 불닭이란 메가브랜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을 기획하며 소비층을 꾸준히 세분화하고 있다. 

불닭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튜브를 비롯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의 입소문과 모디슈머(Modisumer,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재창조하는 소비자) 트렌드 확산, 전 세계적인 매운 맛 열풍 등에 힘입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기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다양한 불닭시리즈. [사진=삼양식품]
다양한 불닭시리즈. [사진=삼양식품]
베트남에서의 붉닭볶음면 판촉 현장. [사진=삼양식품]
베트남에서의 붉닭볶음면 판촉 현장. [사진=삼양식품]

실제 2012년 출시 이후 올 6월말까지 불닭볶음면 누적 판매량은 30억개를 넘어섰다. 전 세계 인구 수(78억7500여만명)를 감안하면 10명 중 4명꼴로 삼양의 불닭볶음면을 맛본 셈이다. 삼양식품은 해외 공장 없이 오로지 수출로 불닭볶음면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수출액은 2015년 당시만 해도 1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엔 3000억원을 돌파했다. 수출국도 이달 기준 84개국에 이른다.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다. 이어 미국과 말레이시아, 태국, 일본 순이다. 수출용 제품은 면류 기준으로 내수보다 많은 16종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불닭과 연계된 수많은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이를 공유하는 MZ세대 성향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불닭시리즈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며 “올해 수출 3억달러(약 3537억원)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독적인 매운맛” 신라면볶음면 출시하자마자 호응

신라면볶음면은 농심이 신라면 출시 35주년에 맞춰 야심차게 기획한 제품이다. 신라면은 굳이 수식어가 필요 없는 K-라면의 대명사다. 농심은 ‘맛있는 매운맛’ 콘셉트의 신라면을 처음으로 국물 없는 라면에 구현했다.

농심이 신라면 신제품으로 볶음면을 선택한 이유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국물 없는 라면이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농심의 또 다른 스테디셀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조합한 ‘짜파구리’는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 온라인에선 ‘로제 신라면’, ‘쿠지라이식 신라면’ 등 신라면을 국물 없는 라면으로 만드는 레시피가 화제가 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에 힘입어 신라면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신라면볶음면을 출시했다”며 “맛있는 매운맛을 지향한 만큼 누구나 부담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라면볶음면 조리 예. [사진=농심]
신라면볶음면 조리 예. [사진=농심]
어느 소비자가 농심의 신라면볶음면을 구매하는 모습. [사진=농심]
어느 소비자가 농심의 신라면볶음면을 구매하는 모습. [사진=농심]

신라면볶음면은 파·고추 등으로 만든 조미유를 추가해 볶음면 특유의 매콤한 감칠맛을 표현했고, 면도 볶음면 스타일에 맞춰 얇으면서도 탱글탱글한 식감을 유지하도록 했다. 건더기의 경우 ‘辛(신)’ 글자가 새겨진 빨간 어묵을 첨가했고, 청경채·표고버섯 등을 기존 신라면보다 풍성하게 넣어 씹는 식감을 더했다. 종류는 봉지면과 큰사발면 2종이다. 

농심의 이 같은 시도는 성공적이다. 지난 7월20일 첫 선을 보인 이후 출시 5주 만인 8월말 기준 판매량은 약 1500만개에 달한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선 “중독적인 매운맛”, “신라면 특유의 매운맛과 볶음면의 매력을 잘 살려냈다” 등의 호평이 많다.   

농심은 해외서도 신라면볶음면을 선보일 계획이다. 당초 8월부터 해외 판매를 할 방침이었지만, 글로벌 해상 물류대란 여파로 때를 기다리고 있다. 농심은 어느 정도 물류대란이 해소되면 신라면 수요가 많은 수출국을 중심으로 신라면볶음면을 순차적으로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