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오지마'… 박정희 생가서 곤욕 치른 유승민
'배신자 오지마'… 박정희 생가서 곤욕 치른 유승민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1.09.1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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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에 가로 막혀 '대치'
"박근혜 탄핵 양심과 소신 따라 찬성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추모하고 있다. (사진=이승호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추모하고 있다. (사진=이승호 기자)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19일 경북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이날 우리공화당 당원과 보수단체 회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 골목을 막고 '반드시 유승민 너를 응징하겠다'는 등의 현수막을 앞세우며 "배신자 오지마" 등의 구호를 외쳤다. 

유 후보는 낮 12시40분경 생가 인근에 도착했지만, 골목을 막아선 이들과 40여분간 대치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먼저 참배를 한 후 박 전 대통령, 육영수 여사 영전에 헌화·분향을 하고 경찰의 도움으로 2시10분경 현장을 간신히 떠났다.

생가를 떠나기 전 유승민 후보는 생가 방명록에 '대한민국을 가난으로부터 해방시킨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합니다. 다시 한국경제를 살려 내겠습니다'라고 기록했다.

다음은 유 후보와 취재진의 질의 응답이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가운데 방문에 항의하는 우리공화당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유 전 의원을 둘러싸 유 전 의원 일행이 인파에 갇혀 있다.  (사진=이승호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가운데 방문에 항의하는 우리공화당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유 전 의원을 둘러싸 유 전 의원 일행이 인파에 갇혀 있다. (사진=이승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입장에 대해

유 후보는 "오늘 오랜만에 박정희 전 대통령, 육영수 여사님 생가에 방문했다"면서 "얼마 전 포항제철을 갔는데, 우리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대한민국의 가난을 없애기 위해 얼마나 위대한 업적을 남겼는지 다시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정치를 하기 전부터 경제학자로 생활을 해오면서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우리나라가 보릿고개를 벗어나서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한 그 점이 정말 우리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치를 하기 전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많이 존경했다"면서 "자주 찾아와보지는 못했지만, 오늘 오랜만에 찾아와서.. 앞에 작은 소란이 있었지만, 참배를 드리게 되고 또 생가 안에 사진들을 둘러보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 후보는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 보수가 분열되고, 시민들 사이에 분열이 되고 시민으로서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참배하는 것조차 이렇게 어려운 게 우리 현실"이라며 "그런 현실이 있는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탄핵 이후에 보수가 분열된 것에 대해 큰 책임을 느낀다. 저에게 많은 비난과 욕설을 하시는 시민들과 화해를 하기 위해 대구·경북에 자주 찾고 있다"면서 "저분들도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똑같을 것이라 생각하고,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해 많은 국민들께서 환멸을 느끼시고 좌절을 느끼시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과거에 어떤 정치적인 선택을 했든, 이제는 내년 3월9일 대선을 위해 다힘을 합쳐서 정권교체를 꼭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주범이라고 일부 시민들이 얘기하는데 대해

유 후보는 "탄핵에 찬성을 했다"면서 "그 점에 대해서는 저는 양심과 소신에 따라서 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뒤 떠나는 길에 유 전 의원의 방문에 항의하는 우리공화당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유 전 의원이 탄 차량을 에워싸고 있다. (사진=이승호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뒤 떠나는 길에 유 전 의원의 방문에 항의하는 우리공화당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유 전 의원이 탄 차량을 에워싸고 있다. (사진=이승호 기자)

 

 △ 얼마 전 이 곳을 방문한 윤석열 후보가 거센 항의를 받고서 "감내해야 될 부분"이라고 했는데, 유 후보도 거친 항의를 받았다. 어떠신가

유 후보는 "저는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탄핵 이후 보수정치권이 보수유권자들이 분열하고 갈등을 빚게 되고, 또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부분에 대해 저는 늘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 책임 있고 송구하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어 "또 앞에서 저렇게 말씀하시는 분. 제가 말씀드렸듯이 저를 비난하고 욕하고 저런 분들하고도 다 화해를 해서 정권교체 해야 될 같은 동료 시민들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유 후보는 "사면은 문 대통령 임기 중에는 헌법상 대통령의 유일한 권한"이라며 "제가 여러 번 사면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정권교체를 빨리해 사면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법인사주에 국정원장이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해

유 후보는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항상 하고 있다"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신아일보] 구미/이승호 기자

lsh603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