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포커스] '정치1번지' 종로 무주공산… '미니총선' 된 내년 재보선
[정치포커스] '정치1번지' 종로 무주공산… '미니총선' 된 내년 재보선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1.09.1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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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서초갑, 청주 상당 내년 재보선 확정… 재판 중 2곳 주목
종로 임종석·이준석 이름 거론… 대선 영향 미칠 가능성 배제 못 해
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본인의 사직안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본인의 사직안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3월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실시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미니총선급'으로 커진 모습이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서울 서초갑)에 이어,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가 지역구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까지 의원직을 사직하면서다. 

◇ 경선 '배수진' 이낙연… 당 만류에도 의원직 내던져

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8일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경선에서 경쟁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큰 표차로 참패하자 '의원직 사퇴' 배수진을 친 것이다. 

송영길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경선 후유증 등을 우려해 만류했지만 이 전 대표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14일에는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자신의 사직 안건 본회의 상정을 강력하게 요청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전 대표가 완강한 의사를 거듭 밝히자 민주당은 결국 그의 의지를 받아들였다. 

박 의장은 15일 본회의에 이 의원의 사직안을 상정해 투표에 부쳤다. 

재적 의원 209인 중 찬성 151표, 반대 42표, 기권 16표로 '국회의원 사직의 건'이 가결됐다. 

사직 의사를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이 전 대표는 표결에 앞서 신상 발언을 통해 "제게 임기 4년의 국회의원을 맡겨주셨지만 저는 그 명령을 이행하지 못하게 돼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 재창출이라는 역사의 책임 앞에 제가 가진 가장 중요한 것을 던지기로 결심했다"며 "제 결심을 의원들께서 받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동료의 사직을 처리해야 하는 고뇌를 의원 여러분께 안겨드려 송구스럽고, 서울 종로구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보좌진 여러분께도 사과드린다. 여러분의 삶을 흔들어놓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사직안이 가결된 후 기자들과 만나 "제주 4·3특별법 전면 개정안을 처리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떠날 때는 떠나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경선 승리를 위해)이제까지 살아온 모든 생애와 과정에서의 충정, 모든 것을 말씀드리고 신뢰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전 대표가 의원직을 던지면서 민주당의 의석수는 170석에서 169석으로 줄게 됐고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 지역구는 무주공산이 됐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본인의 사직안 표결에 앞서 신상 발언을 마친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본인의 사직안 표결에 앞서 신상 발언을 마친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부친 부동산 의혹 윤희숙 "벌거벗고 조사 받겠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본회의에서는 부친의 부동산 관련 의혹이 제기됐던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사직안이 가결됐다. 

지난달 25일 대선 경선 후보직 사퇴와 함께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지 19일만이었다. 

윤 의원은 국민권익위의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불법 의혹을 받자 "벌거벗고 조사를 받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과 함께 사직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사직안은 총투표수 223표 중 찬성 188표, 반대 23표, 기권 12표로 가결됐다.

윤 의원은 사직안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통해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을 때 가장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정치적 계산이나 음모의 일환으로 제 사퇴를 재단하지 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국민의힘 의석수는 104석으로 줄게됐다. 

◇ 최대 5곳으로 늘어날 수도… 종로 대선후보 '러닝메이트' 개념

두 사람에 앞서 지난 1일에는 정정순 민주당 의원이 의원직을 잃었다. 

회계책임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0만원형이 확정되면서다. 

21대 국회의 공직선거법 위반 첫 불명예 퇴진이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표 지역구인 서울 종로, 윤 전 의원 지역구인 서울 서초갑, 정 전 의원의 지역구인 충북 청주상당은 내년 대선과 함께 재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 

여기에 경기 안성이 지역구인 이규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항소심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전북 전주을의 이상직 무소속 의원도 1심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내년 1월31일까지 재판이 진행 중인 의원들의 형이 확정될 경우 재보선 지역은 최대 5곳으로 늘어나 '미니총선급'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만큼 재보선은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정치 1번지'인 종로의 경우, 상징성을 고려할 때 거물급 주자들의 빅매치가 예상된다. 

또한 후보자들은 대선 후보들의 '러닝메이트' 개념이 될 것으로도 관측된다. 

당장 민주당에서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차출론이 나오고 있다. 2030 남성들의 지지를 확실히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역 당협위원장인 정문헌 전 의원, 작년 총선에서 낙선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도 거론된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