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사직안 본회의서 가결… 찬성 151표·반대 42표
서울 종로·서초갑, 청주 상당 확정… 재판 중 2곳 주목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5선·서울 종로) 전 대표가 15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이 의원의 사직안을 상정해 투표에 부쳤다.
재적 의원 209인 중 찬성 151표, 반대 42표, 기권 16표로 '국회의원 사직의 건'이 가결됐다.
지난 8일 전격 사퇴를 발표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는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잇따라 과반 득표를 하자 반전을 꾀하기 위해 꺼낸 승부수로 해석된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 후유증 등을 우려해 만류했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는 지난 14일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자신의 사직 안건 본회의 상정을 강력하게 요청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전 대표가 완강한 의사를 거듭 밝히자 민주당은 결국 그의 의지를 받아들였다.
국민의힘 역시 특별히 반대 뜻을 밝히지 않으면서 이 전 대표 사직안은 본회의에서 가결 정족수를 넘겼다.
이 전 대표는 표결에 앞서 신상 발언을 통해 "제게 임기 4년의 국회의원을 맡겨주셨지만 저는 그 명령을 이행하지 못하게 돼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 재창출이라는 역사의 책임 앞에 제가 가진 가장 중요한 것을 던지기로 결심했다"며 "제 결심을 의원들께서 받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동료의 사직을 처리해야 하는 고뇌를 의원 여러분께 안겨드려 송구스럽고, 서울 종로구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보좌진 여러분께도 사과드린다. 여러분의 삶을 흔들어놓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사직안이 가결된 후 기자들과 만나 "제주 4·3특별법 전면 개정안을 처리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떠날 때는 떠나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경선 승리를 위해)이제까지 살아온 모든 생애와 과정에서의 충정, 모든 것을 말씀드리고 신뢰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전 대표가 의원직을 던지면서 민주당의 의석수는 170석에서 169석으로 줄게 됐다.
특히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 지역구도 무주공산이 됐다.
앞서 13일 본회의에서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사직안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대선 때 서울 종로와 함께 윤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서초갑, 정정순 전 의원의 당선 무효가 확정된 청주 상당 등에서 재·보궐선거도 치러진다.
여기에 경기 안성이 지역구인 이규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항소심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전북 전주을의 이상직 무소속 의원도 1심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내년 1월31일까지 재판이 진행 중인 의원들의 형이 확정될 경우 재보선 지역은 최대 5곳으로 늘어나 '미니총선급'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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