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후보 지지 위한 사퇴 아냐"… 캠프 현역 의원만 30여명
이재명 "제겐 정치 은인", 이낙연 "도움 청할 것"… 본격 구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중도하차한 가운데, 그를 향했던 표가 어느 후보에게 향할지 주목된다.
특히 민주당 경선 레이스의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 순회 경선을 약 2주 앞둔 상황에서 전북이 지지기반인 정 전 총리의 선택에 전 캠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다만 정 전 총리 측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다.
정 전 총리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조승래 의원은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특정한 후보를 배려하거나 지원하는 의미에서 중단(대선 후보 사퇴) 결정을 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결정'이라는 말을 그대로 해석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을 위한 사퇴는 크게 두 가지 의미"라며 "첫째는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신뢰 받는 경선 과정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선출된 민주당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 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언하신 것도 당의 원로로서 역할을 하시겠다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면서 '다른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지금 국면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성원하는 것은 아니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정 전 총리도 전날 후보 사퇴 기자회견에서 이달 말 호남 경선을 앞두고 사퇴한 게 이낙연 전 대표를 배려한 것이냐는 질문에 "제 결정은 민주당, 그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 한 결정"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정 전 총리 캠프가 현역 국회의원만 30여명에 달하는 등 세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이재명·이낙연 후보의 구애 경쟁이 본격화된 모습이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전북 지역공약 발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총리가)역량이 출중하고, 경륜 높고, 인품이 훌륭하시고, 저에겐 정치 은인 같은 분이어서 앞으로도 잘 모시고 지도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정 전 총리가 국민과 전북도민에게 약속한 것을 잘 승계하겠다"면서 "에너지대전환 시대에 그린 뉴딜 중심의 전북을 만들겠다"고 맞춤 공약도 발표했다.
이 전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총리에게)성의를 갖고 말씀드리겠다"며 "그동안은 일부러 전화를 안 드렸다. 그런데 정 전 총리의 큰 결단에 따른 지지자들의 섭섭함도 위로할 겸 저에 대한 도움도 청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 캠프에서는 정 전 총리의 호남표가 같은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 몰리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한편 정 전 총리 측 인사들 상당수는 현재로서는 특정 캠프 합류를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 전 총리 캠프 정무조정위원장을 맡았던 김민석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개인의 감으로 말씀드리면 다른 캠프로 가는 의원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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