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점 그룹, 대북 유화책 됐나… 文, 보란듯 BTS 특사 임명식
최정점 그룹, 대북 유화책 됐나… 文, 보란듯 BTS 특사 임명식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9.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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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플랜' 사실상 무산… 北, 미사일 발사로 고립 자처
문 대통령, 유엔총회 일주일 앞두고 BTS 특사 임명장 수여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장 수여식에서 그룹 BTS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장 수여식에서 그룹 BTS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연합(유엔) 총회를 앞두고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식을 단행했다. 다시 한 번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세계 최정상 보이그룹을 대북관계 개선 유화책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방탄소년단에게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장을 수여했다. 청와대 측은 이날 임명장 수여식과 관련해 "그간 BTS가 전 세계에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온 만큼 이번 BTS의 유엔총회 참석은 전 세계 미래세대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주요 국제이슈에 대한 미래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표명했다.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제76회 유엔 총회의 핵심 의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다. BTS의 경우 20일 열리는 SDG 모먼트 행사에 참석해 연설과 퍼포먼스에 나설 예정인데, 문 대통령은 해당 행사에서 개회 세션 연설 등을 진행한다.

BTS는 앞서 지난 2018년과 2020년에도 유엔총회 부대행사에 연설자로 나선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가는 5년째다. 두 세계적 거물은 과거 남북관계가 호조세를 보이던 2018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함께 '올해의 인물' 후보군에 오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BTS의 공통점 중 하나는 공고한 팬덤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인데, 이 때문에 BTS와 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국제적 위상을 강화할 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올해는 남북 유엔 동시 가입 30주년이라는 의미까지 담긴 상황이다. 문 대통령 입장에선 임기가 다다랐 점을 감안하면 이번 유엔 총회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몇 안 남은 기회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올해 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중순 G7(세계 7대국) 정상회의에서의 성과를 자랑하면서 한반도 '빅딜'을 향한 대화의 새 틀 짜기를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BTS가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려는 과정에서 역할을 할 공산이 커졌다.

실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BTS를 특사로 임명할 당시 "한국이 지속가능한 성장 등 미래세대 글로벌 의제를 선도하고,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위상에 맞게 외교력을 확대하는 데 보탬이 되기 위해 사절단을 임명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가능할 지, 국제사회가 제재 완화 기치로 선회할 지는 여전히 난망한 실정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최근 북한이 도쿄 하계올림픽에 일방적으로 불참했단 이유로 북한올림픽위원회의 자격을 내년 말까지 정지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 때문에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의 조우 가능성도 사실상 없어졌다. 북한 역시 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립각을 자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