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 여파에 올해·내년 잠재성장률 2.0%선 그쳐"
한은 "코로나 여파에 올해·내년 잠재성장률 2.0%선 그쳐"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09.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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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지난해 잠재성장률도 0.3~0.4%p 하락 효과
한국은행이 팬데믹 여파를 고려, 잠재성장률 전망을 재추정했다. (사진=신아일보DB)
한국은행이 팬데믹 여파를 고려, 잠재성장률 전망을 재추정했다. (사진=신아일보DB)

코로나19 충격으로 2021~2022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선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추정이 제기됐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이다. 코로나 유행으로 우리 경제의 발전 가능성이 잠식됐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코로나19를 감안한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 재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 포함된 2019~2020년 중 재추정치는 2.2% 내외로 파악됐다. 즉, 재작년 8월에 내놨던 2.5~2.6%에 비해 약 0.3~0.4%p 낮아진 것이다.

한국은행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올해는 물론 향후 잠재성장률도 추세적으로 하락할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 결과, 올해와 내년 중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역시 2%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기조가 이어지고, 코로나19 충격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노동 투입이 줄고, 총요소생산성(기술혁신 등을 통한 생산성 개선)도 낮아진 것으로 한국은행은 봤다. 한국은행은 "코로나 기간 중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것은 대면서비스업 폐업 등으로 고용사정이 악화되고, 서비스업 생산능력이 저하된 점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코로나19 충격으로 재택근무 확대에 따라 IT인프라 구축 및 직원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아울러 구조적 실업·서비스업 생산능력 저하 등으로 총요소생산성이 저하된 것으로도 분석된다.

온라인 수업 확대에 따른 육아 부담 증가, 대면서비스업 폐업 등으로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크게 하락한 점 등도 노동투입을 줄이는 부정적 효과를 초래했다. 기혼여성의 고용만 악화된 것이 아니라, 고령층(55~64세)의 비자발적 실업 역시 크게 증가해 경제활동참가율에 또 다른 악재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팬데믹 지속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약화, 구조적 실업률 상승 및 노동시장 이력현상, 코로나 취약 산업의 투자 부진 등은 중장기 잠재성장률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정책적 대응을 통해 코로나 충격 수준을 최소화한다면 잠재성장률은 코로나 이전 수준인 중기 전망으로 다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서는 팬데믹의 지속적인 영향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향후 잠재성장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신성장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기업의 투자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제기된다.

아울러 한국은행 관계자는 "감염병 확산으로 고용여건이 취약해진 여성과 청년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아일보] 임혜현 기자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