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네이버 저가매수 기회?…전문가 "규제 확산 경계해야"
카카오·네이버 저가매수 기회?…전문가 "규제 확산 경계해야"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9.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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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지난 3일간 카카오·네이버 1조원 넘게 순매수
국감 앞둔 시점 정치권 비판 거세 추가 하락 등 불확실성↑
최근 카카오 주가 동향. (자료=키움증권 HTS)
최근 카카오 주가 동향. (자료=키움증권 HTS)

최근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우려로 하락한 네이버·카카오 주식을 개인 투자자들이 1조원 넘게 쓸어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 종목이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만큼 저가 매수 전략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향후 플랫폼 기업 관련 규제가 확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짚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우려가 불거졌던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카카오와 네이버 주가는 각각 16.55%, 10.23% 급락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18조8140원 가량 줄어들었다. 

카카오와 네이버에 대한 공매도 거래금액도 폭증했다. 지난 6~10일 카카오의 공매도 거래액은 2594억원으로 코스피·코스닥 상장 기업 중 가장 많았다. 전주(8월30일~9월3일) 대비 807%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네이버 공매도 거래액도 927억원으로 전주 대비 171% 증가했다.

최근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 정치권 등에서 잇따라 온라인 대형 플랫폼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카카오·네이버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도 공매도를 늘린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급락 와중에도 이 종목들을 지난주 1조원 넘게 사들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전 주 3거래일(8~10일) 동안 카카오를 1조411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주가가 전일 대비 10.06% 급락한 지난 8일 하루 개인 순매수액은 6262억원으로, 카카오의 개인 일일 순매수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지난 8일부터 3일간 7498억원, 2929억원 어치를 각각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받아낸 것이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개인 순매수액도 4906억원에 달해, 카카오·네이버는 개인 순매수액 1·2위를 각각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이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해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현재 규제 관련 우려가 플랫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규제 우려만 보자면 이들 종목의 급락세는 과도한 것으로 보여지고, 올해 하반기 양사의 콘텐츠 분야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주가 우상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규제 강화 가능성이 존재하고, 예측도 쉽지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오는 10월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기업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 공세가 이어질 수 있고, 내년 대선도 있어 규제 이슈가 더 강화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정부와 여당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규제 폭·내용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이 같은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인터넷 업체 주가에 부담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의 규제 우려가 국내 증시 전반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증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강화하는 간접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가 주식시장의 방향성에 결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직접적 영향력은 낮게 보면서도 "상대적 매력 측면에서 외국인의 시각은 썩 좋아지기 힘들어, 한국 증시의 상대적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