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신고누락' 공정위,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제재 착수
'계열사 신고누락' 공정위,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제재 착수
  • 윤경진 기자
  • 승인 2021.09.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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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회사' 케이큐브홀딩스 자료 누락·허위보고 혐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사진=카카오]

공정거래위원회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대한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김 의장은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회사로 평가받는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카카오 창업자이자 동일인(총수)인 김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최근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 본사를 찾아 현장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최근 5년간 제출한 ‘지정자료’에서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가 누락되거나 허위 보고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직권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자료는 공정위가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공정거래법에 따라 각 기업집단(그룹)의 동일인으로부터 받는 계열회사·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를 말한다.

김 의장이 주식 100%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는 2007년 1월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사실상 지주회사로 평가받는다.

김 의장이 보유한 카카오 지분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개인 지분 13.30%에 케이큐브홀딩스 지분 10.59%를 더하면 총 23.89%로 볼 수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임직원 7명(올해 4월 기준) 중 대부분이 김 의장 가족으로 구성돼 있다.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씨가 지난해 말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가 현재는 후임으로 김탁흥 씨가 자리를 이어 받았다.

김 의장과 부인 형미선 씨는 기타 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아들 김상빈 씨와 딸 김예빈 씨도 이 회사에 재직 중이다.

공정위는 조사를 마무리한 후 이르면 연내 전원회의에 안건을 상정해 김 의장에 대한 제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계열사 공시누락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 지정자료에 엔플루토 등 5개 계열사 관련 자료를 빠뜨린 혐의와 관련해 김 의장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에 검찰은 사안이 중대하다며 공정위를 압수수색해 김 의장을 약식 기소했다. 지난해 대법원은 김 의장의 고의성을 입증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yo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