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일제히 尹 엄호… 나홀로 洪 "개인 문제"
尹 "아무리 경쟁 한다고 해도 어떻게 바로 올라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 야권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공익제보자 조성은씨와 박지원 국정원장간 공모설을 제기하며 역공에 나서는 가운데, 홍준표 의원만 나 홀로 '윤석열 때리기'에 나서 주목된다.
유승민 전 의원은 캠프 대변인이었던 김웅 의원실에 대한 고위공직자수사처의 압수수색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내정치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법에 규정된 국정원장이 이 사건에 개입했다면 명백한 불법으로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공수처는 박 원장을 즉각 입건하라"고 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자칫하면 제2의 울산 사건이 될 수도 있다. 이 수상한 만남에 대해 수사·압수수색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대선 주자들이 일제히 여권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홍준표 의원은 유일하게 윤 전 총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홍 의원은 12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제 문제도, 당 문제도 아닌 후보 개인(윤 전 총장) 문제에 당이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당 차원에서 이번 사건을 엄호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홍 의원은 이어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공범으로 엮으려고 짜고 있는 프레임에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도 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할 때 팀장을 했는데 그 후 벼락 출세해서 중앙지검장으로 올라갔고 문 대통령이 지시하자 마자 적폐수사 선봉장으로 나서 보수 진영 사람들 1000여명 이상을 조사 해 5명이나 숨지게 하고 검찰총장까지 승진했다"면서 "그런 사람이 정치를 하면 되겠느냐"고 맹비난했다.
홍 의원은 "(그런 자가) 우리당에 들어왔으면 제일 먼저 당 사람들에게 사과를 하고 반성해야 하는데 그런것 없이 점령하려고 들어왔다"면서 "어떻게 정치를 시작해도 저렇게 하냐.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전날에도 SNS에 "후보 개인이야 훌쩍 떠나면 그만이지만 당은 중차대한 대선을 치러야한다"며 "팩트가 있다면 경위가 어찌됐든 그건 정치공작이 아닌 범죄"라고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또한 홍 의원은 "의혹 당사자들은 팩트를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히고 당을 끌고 들어가지 마시라"고도 했다.
사실상 독주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사주 의혹이라는 돌발악재를 만나자 이를 쟁점화해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의 상승세를 가속할 기회로 만들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 같은 홍 의원의 공격에 "아무리 경선을 통해 경쟁을 한다고 해도 어떻게 저쪽(여당)에서 총을 한 방 쏘니 바로 올라타 그렇게 하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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