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터넷은행 '삼국시대'를 맞는 기대
[기자수첩] 인터넷은행 '삼국시대'를 맞는 기대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09.0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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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다음 달 5일 토스뱅크가 출범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세 번째 등장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자 자금 지원을 원활하게 돕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금산분리' 원칙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혁신을 바탕으로 금융 소비자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허용하면서 등장했다.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친 인터넷은행은 2018년에는 전체 은행산업에서 차지한 비중이 0.04%에 그쳤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9년 0.26%, 2020년 0.38%로 증가해, 올해 1분기 0.35% 등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카카오뱅크가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을 키웠고, 여기에 케이뱅크 역시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확보로 영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은행 모두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 확대와 한도 상향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토스뱅크가 출범한다는 소식은 시중은행 문턱을 넘지 못했던 중·저신용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토스뱅크는 소득이나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기준으로 했던 신용평가 방식을 차주의 계좌 평균 잔액 및 보유액, 대출 실행 이전까지 소비지출 현황, 보험 납부 실적 등 광범위하게 살펴 더 많은 이들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전체 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도 올해 34.9%를 시작으로 2023년 말 44%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오는 2023년 말까지 각각 30%와 32%로 늘린다는 계획의 1.5배 수준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고, 연내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시중금리의 도미노 인상이 예고된 상황인 만큼 앞으로 이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은행 거절로 비싼 이자를 내더라도 제2금융권 등을 통해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던 중·저신용자가 조금이나마 이자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점에서 토스뱅크 출범에 의미가 있다.

일반 금융소비자 역시 기대할 부분이 있다.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 기존 인터넷은행은 물론 시중은행과도 경쟁하려면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로 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토스뱅크가 '금리경쟁력'을 강조하는 점도 주목된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 출범을 위해 지난해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를 약속하며 인재를 모집했다. 토스뱅크가 내부 인재에 공을 들인 것처럼, 금융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해줄 것을 바란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