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지북 관련 영·미 거물 '연내 테이퍼링 속도조절' 시사
베이지북 관련 영·미 거물 '연내 테이퍼링 속도조절' 시사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09.0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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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괴롭히는 코로나 변이의 고용과 경기 타격 눈길
미국 연방준비제도 건물 전경.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 건물 전경.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경기진단보고서(베이지북)가 경기 침체를 우려한 가운데, 미국과 영국 주요 인사들의 경기 관련 발언이 나오면서 테이퍼링 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 개시라는 명제에 중심을 두면서도, 기준금리 조정 시기는 이와 별개라는 일반론을 던진 바 있다. 테이퍼링 시점에 대한 명확한 발언이 없는 상황에서 연준이 경기 판단에 중요하게 반영하는 베이지북에 많은 시선이 쏠린 바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는 베이지북 발표에 즈음해 특별한 일이 없다면 올해 개시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뉴욕 연준은 시장 공개조작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인사의 발언이 매우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8일 "예상한 대로 경제가 지속해서 개선된다면 올해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은 기준이 분명히 충족됐다"면서도 "최대고용 달성을 위한 실질적 추가 진전에는 좀 더 진전을 보고 싶다"고 노동시장 상황이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덧붙였다.

사실상 지난 달 말 잭슨홀 미팅 발언(파월 의장의 발언)과 거의 같다. 중요한 건 그 사이에 8월 베이지북이 나왔다는 점이다. 윌리엄스 총재로서는 연준 내 매파들의 예정대로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고 못을 박고 싶지만, 좀처럼 객관적 지표가 뒷받침이 되어 주지 않는다는 고심이 심중에 깔려 있다. 그 결과 사용된 표현이 "고용지표가 한두 번 더 좋으면"이라는 조건인 셈이다.

미국 베이지북이 어두운 현상 해석으로 기운 원인은 코로나 변이 확산으로 인한 경기와 고용 상황 타격인 것으로 외신들은 풀이하고 있다.

영국 사정도 좋지 않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도 영국의 경기 회복세 둔화 조짐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8일 의회 하원 재무위원회에서 "단기 경기지표를 보면 코로나19 봉쇄가 끝난 뒤 나타난 경기 회복이 다소 정체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베일리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진 않을 것이며, 물가를 밀어 올린 공급망 병목현상 문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해결될 것 같다는 긍정적 전망을 재차 언급하기는 했다. 하지만 코로나 문제가 계속 미국과 영국 정책 당국을 괴롭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미국 테이퍼링을 연내 밀어붙이는 데에는 적잖은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은 현재 확장정책을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일종의 '테이퍼링으로부터의 출구전략'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주목된다.

[신아일보] 임혜현 기자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