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어벤저스] 이재용‧구광모만 빠졌다…10대그룹 총수 모두 '뭉쳤다'
[수소 어벤저스] 이재용‧구광모만 빠졌다…10대그룹 총수 모두 '뭉쳤다'
  • 송창범 기자,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9.0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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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최태원에 김동관‧정기선 후계자까지 15명 총수팀 구성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43조 투자로 시작, 향후 펀드 조성"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이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1 수소모빌리티+쇼 전시장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이성은 기자]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이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1 수소모빌리티+쇼 전시장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이성은 기자]

한국기업을 대표하는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과 LG의 구광모 회장만 빼고 10대 그룹 총수가 ‘수소’로 모두 뭉쳤다.

정의선, 최태원, 신동빈 등 현직 그룹 총수에 김동관, 허세홍, 정기선, 이규호 등 차기 그룹 총수인 후계자들까지 모여 ‘수소 어벤저스’를 구성했다.

현대자동차, SK,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두산, 효성, 코오롱 등 국내 대표 10개 그룹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판 수소위원회인 ‘수소기업협의체’를 탄생시켰다. 이들은 수소에 43조원 투입을 시작으로 투자를 추가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10대그룹 중 삼성과 LG를 제외한 기업 등 총 15개 회원사로 구성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은 8일 킨텍스에서 오너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10개 그룹 총수 외에도 이수그룹 김상범 회장, 일진그룹 허정석 부회장과 단일기업으로 E1 구동휘 대표, 고려아연 최윤범 부회장, 그리고 삼성물산이 어벤저스에 추가로 합류했다.

이들 15명의 ‘수소 어벤저스’ 총수팀을 이끌 대표 의장사로는 현대차, SK, 포스코 3개 그룹이 낙점됐다. 이들을 중심으로 수소 어벤저스 총수팀은 2030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저장, 활용 등 수소경제 전 분야에 43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이어 펀드를 조성해 금융회사들이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총수들은 또 각 그룹별 향후 수소 전략도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2040년까지 수소사회 달성을 목표로 앞으로 내놓을 모든 상용 신모델에 대해 수소전기차 또는 전기차만 출시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앞줄 왼쪽부터)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1 수소모빌리티+쇼'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이성은 기자]
(앞줄 왼쪽부터)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1 수소모빌리티+쇼'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이성은 기자]

최태원 SK 회장은 수소 생태계 구축에 18조5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2025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국내 유일 사업자로서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케미칼을 통해 수소전기자동차의 핵심부품 중 하나인 수소저장용기 상용화를 위한 파일럿 공정설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으로 청정수소 60만톤(t)을 생산할 계획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앞으로 10∼20년 내 파일럿 테스트와 기술 개발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기존 고로 설비를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오는 2050년까지 상용화 완료를 목표로 한다.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은 육·해상을 아우르는 수소 밸류체인 '수소 드림 2030'을 발표했다. 한국조선해양 등 조선사업을 중심으로 수소운반선, 수소연료전지추진선, 액화수소탱크 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수소의 생산-유통-활용 등 전 부문에서 수소 사업을 확장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두산 퓨얼셀파워, 두산퓨얼셀, 두산중공업 등 그룹사의 역량을 결집해 수소 시장 선점에 노력한다.

이규호 코오롱 부사장은 세계 1위의 수소연료전지용 수분제어장치와 수소 핵심소재 PEM(고분자전해질막), MEA(막전극접합체)를 갖춘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앞세운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기업을 중심으로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 코오롱플라스틱까지 그룹 내 4개사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방안이다.

재계 총수 맏형으로 수소 어벤저스 공동의장에 오른 최태원 회장은 이날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펀드 조성을 건의한다”며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해외사업 및 수소 인프라 투자를 추진함으로써 수소사업 육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기업 대표주자로 항상 행사 중심에 섰던 삼성과 LG가 ‘수소 어벤저스’ 총수팀에서 빠진 배경에 대해선 이들 기업과 추구하는 사업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수소 어벤저스로 구성된 그룹들은 탄소중립에 큰 타격을 받는 기업들”이라며 “삼성과 LG는 IT를 핵심으로 하는 기업으로 전략상 기존 사업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줄 왼쪽부터) 정기선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1 수소모빌리티+쇼'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이성은 기자]
(앞줄 왼쪽부터) 정기선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1 수소모빌리티+쇼'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이성은 기자]

[신아일보] 송창범, 이성은 기자

kja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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