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 대권주자 질주…건설주, 하반기 저점서 빠른 회복세
유가 상승 대권주자 질주…건설주, 하반기 저점서 빠른 회복세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09.0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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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 수주 여건 개선·'국내 주택공급 확대' 등 기대감 작용
코스피 건설업, 3주 만에 14%↑…종합지수 상승률 대비 3.5배
올해 7월부터 9월7일 현재 코스피 건설업 지수 추이. (자료=KB증권 HTS)
올해 7월부터 9월7일까지 코스피 건설업 지수 추이. (자료=KB증권 HTS)

한은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 테이퍼링 가시화 등으로 하반기 들어 급락세를 보이던 건설주가 지난달 중순 저점을 찍은 후 현재까지 14%대 상승률로 회복 중이다. 같은 시기 저점을 딛고 회복 중인 코스피 지수 전체 상승 속도보다 3.5배가량 빠르다. 최근 유가 급등으로 해외 사업 수주 기대가 커진 데다 주요 대권 주자들이 부동산 공급 관련 청사진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건설주가 힘을 받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전날 종가 135.08을 기록했다. 이는 하반기 들어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달 20일 118.25 대비 14.2% 높은 수치로,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지수 상승률 4.1%보다 3.5배가량 오름폭이 크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 테이퍼링 가시화 등 영향으로 코스피와 건설업 지수는 지난달 같은 날 나란히 하반기 최저점을 기록한 바 있다.

건설업 지수의 빠른 회복세는 최근 유가 반등으로 인한 해외 수주 확대 등에 대한 기대감과 대선주자들의 부동산 관련 발언에 따른 주택 공급 기대감 등이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의 2분기 실적이 일회성 요인으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3분기 이후 개선 전망이 나오면서 건설주가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8월 한달 동안 10% 이상 반등했고, 대선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부동산 관련 발언도 많이 나왔다"며 "현대건설이나 GS건설은 2분기 실적에서 쇼크가 났던 부분들에 대한 부담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반등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코스피에 상장된 6개사 중에서는 GS건설의 상승세가 가장 강했다. 지난 7일 종가 기준 GS건설 주가는 4만5850원으로, 지난달 20일 3만8500원에서 19.1% 뛰었다. 같은 기간 DL이앤씨 주가가 15.7% 올랐고,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14.7%와 13.9%씩 상승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삼성물산은 8.0%와 2.7%씩 올라 상대적으로 낮은 회복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GS건설과 DL이앤씨의 강한 회복세가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메리트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대구지역 미분양 우려를 해소하고, 신사업 성장 가능성을 키우는 GS건설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DL이앤씨도 주택부문 매출 감소로 평가가치에 할인요소가 있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 여파에서 벗어나는 만큼 낮아진 주가가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분양 이슈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주택 공급을 많이 하는 GS건설 등이 주가 반등 폭이 높았다고 본다"며 "DL이앤씨는 2018년 공급 부진으로 인한 주택부문 매출 감소가 올해 하반기부터 해소되는 구간이어서 타사 대비 상승 폭이 높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타사보다 낮은 회복세를 보인 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는 국내 사업 비중이 커 유가상승으로 인한 영향이 적고, 굵직한 개발사업이 주로 내년부터 진행되는 만큼, 올해 상승동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헌 연구원은 "현대산업개발은 국내 비즈니스가 거의 100%라서 유가 변동에 영향을 못 받는 사업구조"라며 "광운대 역세권 개발 등 자체 개발사업이 대부분 내년에 진행돼 올해 상승탄력은 타사 대비 다소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 외에도 바이오나 상사, 패션, 리조트 등 다양한 부문으로 이뤄졌고,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만큼 다른 대형건설사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또 이 회사가 5.01% 지분을 가진 삼성전자 주가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삼성물산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업종 분류에서 건설업이 아닌 유통으로 분류돼 있고, 시장에서는 지주사 형태로 취급받고 있다"며 "이로 인해 타 건설사와는 동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물산은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만큼, 삼성전자 주가가 좋아야 삼성물산 주가도 좋다"고 말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