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비씨카드, 사업 다각화로 돌파
위기의 비씨카드, 사업 다각화로 돌파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1.09.0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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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이익 전년比 30%↓…결제망 수익 비중 88%
자체 카드 재개·마이데이터·해외 진출 등 신사업 확장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비씨카드가 순이익 감소 늪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이익도 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감소했다. 코로나19 보복 소비 여파로 역대급 실적을 올린 다른 카드사와는 대조적이다. 카드 결제망에 치우친 사업구조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더욱이 2분기 말 기준으로 발급된 카드 10장 중 4장은 사용조차 안 되면서 전체 카드사 중 휴면카드 비중도 가장 높다. 이에 비씨카드는 자체 카드 재개·마이데이터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카드사 증 유일하게 실적 감소…매입업무수익 치중 '약점'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370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537억원) 대비 31.0%(166억원)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업 카드사 7개사가 평균 50.4% 순이익이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하나카드(117.8%) △롯데카드(70.2%) △국민카드(54.4%) △우리카드(52.5%) △삼성카드(26.7%) △신한카드(21.8%) △현대카드(9.7%) 순으로 실적이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비씨카드 연간 순이익은 △2017년 1472억원(전년 동기 대비 1.20%↓) △2018년 708억원(51.90%↓) △2019년 1157억원(63.26%↑) 등 2019년 반짝 반등했지만 지난해 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47% 감소했다.

전업 카드사 중 비씨카드 실적이 유일하게 뒷걸음질 친 이유는 전체 수익의 87% 이상을 차지하는 매입업무 수익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매입업무 수익은 자체 결제망이 없는 금융사의 결제 업무를 대행하면서 받는 수수료다. 

최근 3년간 비씨카드 매입업무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87.30%, 2019년 87.01%, 지난해 87.36% 등 87%대로 사실상 BC카드의 주된 먹거리인 셈이다.

하지만 2018년 24.1%였던 시장점유율이 2020년 23.5%로 낮아지면서 주 수입원이 축소됐다. 2018년 3조1001억원이었던 매입업무 수익은 2019년 3조778억원으로 223억원 감소했다. 또, 2020년은 2조9617억원으로 2019년보다 1161억원 줄었다.

여기에 수수료를 내고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했던 우리카드가 최근 자체 결제망을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꾸리면서, 앞으로 BC카드 수입에 부정적인 영향도 우려된다. 

"기존 역량 활용한 '마이데이터' 사업 적극 활용해야"

이렇다 보니 비씨카드는 자체 결제망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사업 다각화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비씨카드는 7월 케이뱅크와 함께 첫 상업자표시카드(PLCC) '케이뱅크 심플카드'를 선보였다. 또 YG엔터테이먼트와 제휴한 국내 최초 아티스트 제휴 카드 '블랙핑크 카드'를 출시하며 자체 카드 발급을 재개했다.

다만, 자체 카드 확대가 확실한 대안이 될지는 의문이다. 비씨카드는 전체 카드사 중 휴면카드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비씨카드 2분기 휴면카드 수는 36만4000매로, 비씨카드가 보유한 전체 카드 비중 중 42.72%를 기록했다. 비씨카드가 발급한 카드 10장 중 4장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지속적인 실적 확대를 위해 블랙핑크 카드 등 자체 카드를 확대하고 마이데이터 본허가도 획득했다"면서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금융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한 여건은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기적인 비전으로 비씨카드가 가지고 있는 프로세싱 기술을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수출, 이전하는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다만 현지 네트워크 구축과 활성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여행사업 활성화와 함께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기존 역량을 활용한 마이데이터 등 데이터 사업 집중이 비씨카드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카드사 수익성 재고를 위해서는 먼저 비용 절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이슈 등 발행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 비용을 줄여야 마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비씨카드 경우, 데이터 연계사업에서 실적 개선 방향을 찾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면서 마이데이터 라이센스를 적극 활용하는 방향과 카드 매출 정보를 가공, 제공하는 데이터·플랫폼 사업도 지속적인 수익성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