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역사기행`분단의 섬 민통선'
비무장지대 역사기행`분단의 섬 민통선'
  • 신민아기자
  • 승인 2009.09.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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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곳, ‘비무장지대(DMZ)’라고 부르는 곳이다.

서로 확성기를 울리며 공격하던 풍경은 사라졌지만 지뢰지대와 6·25의 상처를 간직한 여러 고지의 풍경만으로도 살벌한 곳이 바로 비무장지대 일대다.

민통선은 바로 이 비무장지대가 만들어낸 민간인 출입제한구역을 일컫는다.

‘분단의 섬, 민통선’이 말하는 비무장지대 혹은 민통선은 분단과 전쟁이 낳은 상징적인 개념이다.

요즘 이 금단의 땅이 뜨고 있다.

분단이라는 얼어붙은 공간이라는 인식을 넘어 생명과 평화의 땅, 역사와 문화가 보존된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60년 넘게 사람들의 통행을 가로막은 철책은 자연에게는 복이 됐다.

동식물들은 그 속에서 평화와 안식을 누렸고 자연경관과 역사유적은 훼손을 면했다.

임진강과 한탄강을 끼고 비무장지대로 들어가면 화산인 오리산, 용암이 빚어낸 수직단애를 비롯해 천혜의 풍경을 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구려 유리왕의 핍박을 피해 망명한 백제 온조왕이 700년 사직의 둥지를 튼 흔적을 비롯해 군사분계선이 반으로 가른 궁예의 태봉국 도성까지 볼 수 있다.

게다가 이곳은 1400년 전 신라와 당나라가 동북아의 패권을 놓고 전쟁을 벌인 장소이며 무려 1127일 동안 치른 6·25의 764일을 오롯이 감당한 지역이다.

경향신문의 문화유산 담당 전문기자가 2년6개월 동안 강화도에서 한반도 동단 고성까지 발품을 팔아가며 답사한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기환 지음, 488쪽, 1만8500원, BM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