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백신 접종 독려보다 신뢰 극복이 우선”
[기자수첩] “백신 접종 독려보다 신뢰 극복이 우선”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1.08.3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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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55% 넘어섰다. 정부가 공언한 ‘추석 연휴 전 전국민 70% 1차 접종’ 목표에 차츰 다가가는 모양새다.

특히, 수급 차질이 빚어졌던 모더나 백신이 도입되면서 예약 일정을 앞당기거나 추가로 예약한 사람들에 대한 접종이 다음달 초부터 시작되면 접종률은 빠르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로서는 고강도 사회적거리두기 장기화로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불만을 타개할 수 있는 카드가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체계 전환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평범한 일상은 무너진지 오래고 다수의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빚더미’에 올랐다. ‘조금만 더 버텨보자’며 방역지침에 따랐던 이들은 ‘생존권’을 외치며 거리로 나왔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로 죽나 굶어 죽나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국민들의 고통에 통감하며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해 연일 백신 접종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고령층의 경우 90% 이상, 일반 성인은 80% 이상 접종이 완료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백신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그 이유로 예방접종 후 나타나는 부작용 사례와 부작용 발생 시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들고 있다.

아무리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고 한들 이를 강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실 접종률 증가와 함께 오접종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의 입장도 이해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8월27일 기준 오접종 사례는 895건이다. 6월30일까지 누적 379건이었던 오접종 신고 건수는 7월30일 442건으로 한 달간 63건이 늘었으나, 8월27일까지 28일간 2배 이상(453건) 급증했다.

강원 강릉 한 의료기관에서는 교차 접종이 허용되지 않은 ‘아스트라제네카-모더나’ 백신을 주민 40명에게 교차 접종하는 사례가 발생했고, 청북 청주 한 의원에서는 희석 과정 없이 화이자 백신을 투여해 10명이 정상량의 5~6배 원액을 접종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오접종으로 인한 중증 또는 주요 이상반응 발생은 아직없다고 해명했지만 접종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결국 접종률 제고를 위해서는 홍보와 독려보다 오접종의 방지 및 대응체계 구축을 통한 안전성 확보와 신뢰도 극복이 선결과제임을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신아일보] 권나연 기자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