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영토 넓히는 산업계…신규 사업 발굴 '구슬땀'
우주로 영토 넓히는 산업계…신규 사업 발굴 '구슬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8.2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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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우주 인터넷 ‘원웹’ 시너지 기대
대한항공, 보유 항공기 활용 공중발사체 개발
코오롱글로텍, 이노스페이스 60억 전략 투자
한컴그룹, 기존 ICT 역량 항공·우주 사업 접목
한화시스템이 지난 12일 3억달러(3450억원)를 투자한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OneWeb)이 위성을 발사하는 모습.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지난 12일 3억달러(3450억원)를 투자한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OneWeb)이 위성을 발사하는 모습. [사진=한화시스템]

신규 사업을 모색하는 산업계가 우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사업 영역 확대 방식도 직접 추진, 투자 등 다양해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주는 산업계의 미래 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세계 각국 기업들은 발사체 등을 소형화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접목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오는 2040년 세계 우주 산업 시장 규모가 1조1000억달러(126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국내 기업 중 우주 사업 역량 강화에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다. 기존 한화가 보유한 항공 방산, 전자장비, 인공위성 등 역량을 우주 시장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12일 3억달러(3450억원)를 투자한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OneWeb)을 통해 두드러진 투자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주 인터넷은 저궤도에 수많은 위성을 띄워 전 세계 어디서든 끊김 없는 인터넷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번 투자로 한화시스템은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이동통신사 바르티, 통신위성 기업 유텔샛,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원웹의 이사진이 됐다. 한화시스템은 위성 제작, 저궤도 위성통신 안테나 등을 협업하며 원웹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2019년 세계 처음으로 우주 인터넷용 위성 발사에 성공한 원웹은 내년까지 위성 648기를 우주에 띄워 우주 인터넷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화의 이 같은 발 빠른 투자 판단은 그룹 차원에서 지난 3월 출범한 ‘스페이스 허브’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이스 허브는 한화 3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팀장을 맡으며 진두지휘한다.

항공업계는 발사체에서 우주 사업 먹거리를 찾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을 주관하는 차세대 중형위성 2호.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을 주관하는 차세대 중형위성 2호.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대한항공도 항공업 역량을 바탕으로 우주 산업의 보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서울대학교와 함께 현재 운영 중인 보잉 747-400 기종 항공기를 활용한 공중발사체를 개발한다. 이를 개발하면 항공기에 소형 위성 등을 태워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어 땅에서 발사하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서는 한·미 미사일 지침으로 공중에서 발사하는 형태의 발사체 개발이 불가능했지만 올해 5월 해당 지침이 종료돼 공중발사체 개발·운용이 가능해졌다.

올해 2월 뉴 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일론 머스크가 세운 민간 우주 개발업체 스페이스X와 손잡고 우주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김정호 K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5월 미국 현지에서 스페이스X 고위 관계자를 만나 양사간 공동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달에는 스페이스X와 차세대 중형 위성 4호 발사체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협업 확대 등을 통해 KAI는 올해 우주 시장에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밸류체인(Value Chain, 가치사슬)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소재, 소프트웨어 등 기존 우주 사업과 연관성을 찾기 힘들던 기업들도 우주 시장 진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자동차 소재 전문 제조기업 코오롱글로텍은 지난 7월 국내 소형 발사체 기술 보유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에 60억원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미 코오롱글로텍 자회사 코오롱데크컴퍼지트는 발사체의 연소관, 노즐 부품 등 자사 복합소재 제품을 적용했다. 양사는 앞으로 지속적인 공동개발을 통해 발사체와 위성 프레임 등 복합소재 적용 분야를 확대한다.

지난해 우주·드론 전문기업 인스페이스를 인수한 한글과컴퓨터그룹은 지난 4월 세종대학교와 손잡고 우주항공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한컴그룹은 드론·항공우주 분야 기술 개발에 나선다. 한컴그룹은 지난 21일 LIG넥스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국방사업에 위성, 드론,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하는 데 협력하기로 하기로 하면서 그룹이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항공·우주 사업에 접목시키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2040년 세계 우주 산업 시장 규모는 1조1000억달러(1260조원)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40여개 업체가 소형 위성 발사체 운영을 목표로 하는 등 우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