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戰⑲] 교촌 소진세 vs bhc 박현종, 재도약 속도전 '2라운드'
[CEO戰⑲] 교촌 소진세 vs bhc 박현종, 재도약 속도전 '2라운드'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8.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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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프랜차이즈 빅2, 코로나19 장기화 속 안정적 성장
교촌 글로벌 시장 정조준…수제맥주 등 새 수익원 발굴
bhc 아웃백 인수, 펫 시장 진출 통해 사업 다각화 속도
소진세(좌) 교촌에프앤비 회장과 박현종(우) bhc 회장. [사진=각 사, 편집=고아라 기자]
소진세(좌) 교촌에프앤비 회장과 박현종(우) bhc 회장. [사진=각 사, 편집=고아라 기자]

소진세(71·사진 왼쪽) 교촌에프앤비 회장과 박현종(58·오른쪽) bhc 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서도 소비자 니즈(Needs)를 재빠르게 읽으며 실적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은 각각 글로벌 시장 개척과 사업 다각화로 미래 경쟁력을 키우며 코로나19로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1·2위인 교촌과 bhc는 코로나19를 딛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진세 교촌 회장과 박현종 bhc 회장은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흔들림 없는 입지를 굳히는 가운데 제2 도약을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다. 

◆소진세, 프랜차이즈 첫 직상장 성과…2025년 25개국 진출

소진세 회장은 권원강 창업주가 지난 2019년 3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이후 그 해 4월 새 수장으로 발탁됐다. 소 회장 경영 체제에서 교촌은 성장을 거듭했다. 

실제 교촌 매출액(연결기준)은 소 회장 이전인 2018년 3391억원에서 취임 첫 해인 2019년 3800억원, 2년 차인 지난해 4476억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영업이익 역시 2018년 203억원에서 지난해 410억원으로 두 배가량 급증했다. 외형은 물론 내실까지 모두 챙긴 ‘영리한 성장’을 한 셈이다.

이러한 결과는 소 회장이 취임 직후 사업체질 개선과 치킨 본업 강화에 주력한 영향이 컸다. ‘담김쌈’, ‘숙성72’ 등 부실한 가맹사업은 빠르게 정리했다. 또, ‘허니순살’과 ‘레허순살’부터 최근 ‘리얼후라이드’와 ‘발사믹치킨’까지 신메뉴를 연이어 출시하며 히트상품 발굴에 힘썼다. 볶음밥과 수제버거 등 수익원 다각화도 노력했다. 

이를 통해 교촌은 업계 1위를 굳히는 것과 동시에 지난해 11월 숙원사업인 IPO(기업공개)까지 성공했다. 소 회장 체제에서 교촌은 ‘프랜차이즈 직상장 1호’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업계에 큰 획을 그었다.  

소 회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창립 30주년을 맞은 올해를 제2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소 회장은 IPO 직상장을 앞둔 지난해 10월 온라인 간담회에서 “증시 상장은 교촌이 글로벌 식품회사로 도약하는 제2의 성장이 될 수 있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의 교촌치킨 한 매장. [사진=교촌에프앤비]
말레이시아의 교촌치킨 한 매장. [사진=교촌에프앤비]
이달 개장한 교촌의 수제맥주공장 '문베어브루잉'에서 소진세(왼쪽 세번째)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시음 맥주를 따르고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이달 개장한 교촌의 수제맥주공장 '문베어브루잉'에서 소진세(왼쪽 세번째)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시음 맥주를 따르고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은 2007년 미국 진출로 해외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지난해까지 말레이시아 27개·인도네시아 6개·중국 5개 등 6개국에 42개 매장을 개설했다. 올 2분기까진 싱가포르와 중동 두바이 현지 기업과 잇달아 마스터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했다. 2분기 누계 기준 해외 매장은 52곳이다. 소 회장은 2025년까지 25개국에서 537개 매장에 교촌 깃발을 꽂을 계획이다.

소 회장은 이외에 올해 4월 경기도 평택에 부지 5000여평 규모의 대규모 물류센터를 조성했다. 5월엔 120억원을 투자해 인덜지의 수제맥주 사업부를 인수한데 이어 이달 강원 고성에 3300여평 규모에 ‘문베어브루잉’ 수제맥주 공장을 열었다. 교촌은 수제맥주 공장과 1300여개 가맹점 간의 시너지를 통해 국내 수제맥주시장을 빠르게 공략할 계획이다. 이는 소 회장이 국내 치킨시장 지배력 제고와 성장 가능성 높은 비즈니스 모델 발굴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교촌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472억원으로 전년 동기 2155억원보다 14.7% 성장했다. 하반기는 통상적으로 7~8월 여름 성수기가 있어 상대적으로 매출 성장세가 높다. 도쿄올림픽 특수가 있단 점을 감안하면 연매출 5000억원 달성도 가능하단 관측이 나온다. 

◆박현종, 신메뉴 잇달아 히트…글로벌 연기금 3000억 투자 유치

박현종 회장은 독자경영 첫 해인 2013년 매출 8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004억원으로 7년 새 5배로 규모로 키우며 bhc를 치킨업계 ‘빅2’로 발돋움시켰다. 영업이익률에선 지난해 기준 경쟁자인 교촌(9.1%)보다 높은 32.5%로 훨씬 앞섰다. 

이는 박 회장이 가맹점 수익 증대와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적극 대응한 신메뉴 발굴에 많은 노력을 쏟은 결과다. 스테디셀러 뿌링클을 비롯해 맛초킹과 콤보 시리즈 등 부분육 메뉴는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뿌링클의 경우 2014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 5000만개를 넘어섰고 부분육 시리즈는 지난해에만 1050만개가 팔렸다. 

올 들어 MZ세대 입맛을 겨냥한 신메뉴 ‘포테킹 후라이드’ 역시 출시 2개월 만에 판매량 90만개를 돌파하며 새로운 히트상품으로 가능성을 높였다. 

박 회장은 치킨 개발 노하우를 앞세워 건강 트렌드 확산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닭가슴살 간편식으로 가정간편식(HMR)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또 다른 외식 브랜드 ‘창고43’을 앞세운 HMR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수익원을 다각화하는데 노력 중이다. 

이런 가운데 박 회장은 지난해 말 글로벌 연기금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로부터 30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어 지난달엔 대표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 한국법인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통보 받으면서 종합외식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붙잡게 됐다. 

bhc는 그간 치킨뿐만 아니라 한우전문점 창고43과 순대국 전문점 큰맘할매순대국, 소고기 전문점 그램그램 등 여러 외식 브랜드를 운영 중이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진 못했다. 박 회장 입장으로선 종합외식기업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bhc에 버금가는 히트 브랜드가 필요한 만큼 아웃백 한국법인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bhc가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된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동탄 롯데점. [사진=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bhc가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된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동탄 롯데점. [사진=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박현종(좌) bhc 회장은 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선수에게 격려금 5000만원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bhc]
박현종(좌) bhc 회장은 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선수에게 격려금 5000만원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bhc]

전국에 100개 이상의 직영점을 운영 중인 아웃백은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매출은 전년 대비 17%가량 늘어난 2978억원, 영업이익은 42% 성장한 237억원을 기록하며 외형과 내실 모두 탄탄한 편이다. 

박 회장은 높은 인지도로 안정적인 성장을 거둔 아웃백이 새로운 동력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박 회장이 아웃백을 최종 인수하게 되면 bhc치킨과 아웃백을 앞세워 양손잡이 경영이 가능해진다. 

bhc는 최근 사업 목적에 반려동물용품 도소매·유통업·제조업, 반려동물 프랜차이즈업 등을 추가하고 관련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하는 등 ‘펫(Pet)’ 사업 진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올해도 변화와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나가겠다”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종합외식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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