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기로 HMM, 운명의 1주일…배재훈 새 제안 '고심'
파업 기로 HMM, 운명의 1주일…배재훈 새 제안 '고심'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8.2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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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일 협상 재개…사측 단독 제시 어려워
산업부·해수부 수출물류 대응 마련 미흡
HMM 자카르타(Jakarta)호가 부산항 신항 HPNT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는 모습. [사진=HMM]
HMM 자카르타(Jakarta)호가 부산항 신항 HPNT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는 모습. [사진=HMM]

사상 첫 파업 기로에 선 HMM이 운명의 일주일을 맞는다. 배재훈 HMM 사장은 노동조합과 오는 9월1일 막판 협상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물류대란을 막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관계부처인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도 명확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 노사 간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HMM은 해원노조(선원노조)의 단체 사직서 제출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육·해원노조와 막판 임금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노사는 오는 9월1일 대화를 잇는다.

노사는 이달 말 예정된 사무직원들로 구성된 육상노조의 파업 찬반투표 결과를 지켜 본 뒤 대화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배재훈 HMM 사장. [사진=HMM]
배재훈 HMM 사장. [사진=HMM]

앞서 사측은 두 노조에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즉시 지급, 연말 결산 이후 생산성 장려금 200% 지급 등을 제안했다. 당초 사측의 제시안은 임금 5.5% 인상, 월 급여 100% 격려금 지급 등이었다.

노조도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를 요구했지만 협상을 이어가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조가 사측의 제안보다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면서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노사 협상은 HMM이 스스로 노조를 설득할 진전된 안을 내놓는 데 한계가 있어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지분율 24.96%)과 한국해양진흥공사(지분율 3.44%) 등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독자적인 제시안을 내놓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HMM은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임금 인상 폭 등 제시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HMM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지난 1976년 창사 이래 첫 파업으로 기록된다. 특히 성수기로 분류되는 3분기 HMM 컨테이너선이 운항을 중단하면 수출기업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련 정부 부처의 미흡한 대응과 최대주주의 책임론이 지적되고 있다. 산은은 현재 HMM 노사 임금 협상과 관련해 노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사측은 노조에 100% 사측 의견을 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대주주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물류대란 우려에 대해선 정부 부처의 대응 방안 마련이 아직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관계부처는 아직 실제 파업에 돌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대응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관할부처인 해수부는 ‘수·출입물류 비상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실질적인 준비에 나서진 않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필수 업무 기능 유지를 위해 가용 인력 동원, 얼라이언스 동맹 선사와 협조 등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아직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긴 힘들다”고 전했다.

해수부는 파업에 따른 물류대란에 공동 대응해야 할 산업부와 아직 협력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해수부로부터 TF 참여 요청을 받진 않았다”며 “실제 파업에 돌입하기 전 물류대란 대책 등을 관계부처와 협력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