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배터리, 안전성 논란 고리 끊어야
[기자수첩] K-배터리, 안전성 논란 고리 끊어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8.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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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가 안전성 논란이 지속되며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K-배터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확대하고 있지만 전기차(EV) 화재 이슈로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GM의 쉐보레 ‘볼트 EV’ 화재로 인한 K-배터리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GM은 최근 10억달러(1조1835억원)를 들여 북미 지역에서 판매된 2019∼2022년형 볼트 EV 7만3000대를 추가 리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생산된 볼트 EV 6만9000대에 대해 일부 불량 배터리 모듈 교체 결정을 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나온 조치다.

이번 리콜은 GM이 지난해 볼트 EV 화재에 대해 배터리를 납품하는 LG에너지솔루션 등과 화재 원인을 조사한 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서비스를 진행했지만 이후에도 화재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불량 배터리로 지목된 제품은 니켈·코발트·망간이 각각 6대2대2 비율로 제조된 LG에너지솔루션의 주력 배터리 ‘NCM 622’ 파우치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리콜 조치로 추가 손실이 피할 수 없게 됐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번 GM의 리콜 조치 비용은 18억달러(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LG전자와 LG에너지 솔루션은 올해 2분기 리콜 충당금으로 각각 2346억원과 910억원을 충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배터리 셀을 생산했다. LG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에 대해 모듈화 작업을 거친 뒤 GM에 납품했다.

GM은 이번 리콜과 관련해 결함 원인을 콕 집어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화재 원인이 자사 배터리 책임으로 몰리면 2조원의 리콜 비용을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

잇따른 배터리, 전기차 화재로 K-배터리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수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GM과 연달아 진행하는 리콜 외에도 지난 2019년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지난해 현대차 코나 EV 화재 등 화재 이슈로 골머리를 앓았다.

삼성SDI도 지난 2019년 ESS 화재에 이어 지난해 독일 BMW, 미국 포드 등 일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에서 화재가 발생해 4만7000여대를 리콜했다.

K-배터리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계속 늘리는 만큼 앞으로 화재 등 리콜 이슈가 계속되면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총량 114.1기가와트시(GWh) 중 24.5% 점유율 차지해 중국 CATL(29.9%)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5.2%로 5, 6위를 차지했다.

K-배터리는 안전성 논란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전기차 시대는 이제 서막을 열었다. 서막부터 각종 안전성 논란이 쌓이면 전기차가 본격화된 시대에는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 배터리 제품에 대한 신뢰의 기반을 잘 다져야 하는 이유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