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정기국회 핵심 쟁점 부상
‘세종시' 정기국회 핵심 쟁점 부상
  • 양귀호기자
  • 승인 2009.09.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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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후보자 ‘세종시 발언’ 치열한 공방 예고
야, 인준 반대 언급 반발…여, 서둘러 진화 나서

여야가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된 이후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정기국회에서 세종시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총리 지명 당일인 지난 3일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세종시 건설 계획 축소를 시사한 발언이 정치의 논란을 불러 일으키면서 야당은 총리 인준 반대까지 언급하면서 강하게 반발했고,여권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정기국회에서 총리인준 인사청문회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본격적인 장은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의 인사청문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예상치 못한 정운찬 총리 카드로 일격을 당해 서운함과 배신감을 동시에 느낀 민주당은 보다 철저하고 강도 높은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반면, 여권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론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 후보자가 그간 정부의 경제정책에 비판의 입장을 고수했던 만큼 이명박 대통령과 정 후보자 체제가 순항할 수 있을지를 의문시하고 정 후보자가 소신을 지킬 수 있는지 등을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학자 출신의 내정자를 검증했던 방법인 논문 표절 여부를 기본으로, 최근 정 후보자의 세종시 건설 수정 추진 발언, 4대강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던 발언 등과 관련한 추궁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의원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총리 후보자에 "섭섭함이 크다"며 "후보자 청문회를 제대로 할 것"이라고 공세를 예고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한나라당에서 입각한 임태희 노동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등의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고, 한나라당은 능력과 자질에 걸맞는 후보임을 내세울 계획이다.

또한 4대강 사업 역시 여야의 공방이 국회에서 '태풍'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4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연 의원연찬회에서 4대강 사업 지원으로 인한 다른 분야의 예산 부족 문제 등을 주로 논의했다.

권택기 의원은 4대강 사업에 내년에 수자원공사가 3조원을 부담하는 것 등을 두고 수자원 공사의 부실을 우려하고, 강명순 의원은 결식아동 및 노숙자 등 복지를 위한 예산이 지원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연찬회에서는 당초 4대강 사업에 대해 당내 이견이 분분했던 것과는 다르게 대체적으로 정부 사업에 순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향후 민주당과의 대립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민주당은 4대강 사업과 세제개편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예산 낭비를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4대강 사업 예산이 재정을 악화시키고 사회간접자본(SOC)과 복지예산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는 등 민생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4대강 예산을 연간 1조원 이내로 축소하길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또 세제개편안과 관련해서도 부자감세로 악화된 재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산층 증세안이라는 지적을 강도높게 해오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내년도 세제개편안 중 서민 부담을 늘리는 세목에 대해서 수정 및 보완작업을 통해 민주당의 부자감세 공세를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세종시법도 '살얼음판'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5일 연찬회 마무리 발언에서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세종시법을 원안대로 통과시킬 것"이라며 "우리당은 그런 기본 입장을 갖고 있고 잘 진행될 것"이라고 대립각을 예고했다.

이는 정 총리 후보자가 세종시법 수정 가능성을 언급, 논란이 확산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민심을 건드릴 수 있는 쟁점사항을 조기에 진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정 총리 후보자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여권의 속내가 사실상 세종시법 수정에 있지만 정부·여당의 교감이 내재돼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5일 세종시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는 것이 없다는 청와대의 입장 발표에 대해 "횡설수설하는 것인지, 치고 빠지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국민을 우습게 보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변인은 또 "4대강 사업은 잘해야 수변공원 조성사업으로 미래투자가치가 없는 형편없는 토목공사일 뿐임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삽질공사에 멀쩡한 공기업마저 부실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지 말고 4대강 사업을 당장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충청권 총리 내정 과정에서 심대평 전 대표의 탈당이라는 엄청난 유탄을 맞은 자유선진당도 정부의 세종시법 축소 우려와 함께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발언 등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극심한 반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도 비정규직보호법, 공영방송법 등과 함께 최근 대두되고 있는 신종플루 대책 등 여·야가 처리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어 곳곳에서 치열한 공방이 우려된다.

한편 지난 1일, 국회 개원식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김형오 국회의장이 개회사를 낭독할 때에도 '김형오 의장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집단 퇴장하는 등 이번 9월 정기국회에서 재격돌에 나설 조짐을 예상할 수 있는 전초전을 선보여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