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사업은 생명력 유지가 우선
[기고 칼럼] 사업은 생명력 유지가 우선
  • 신아일보
  • 승인 2021.08.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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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 내고향시푸드 대표 
 

군산에서 식당을 개업한 지 올해로 30년이 넘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다사다난했던 순간들이 많았지만 잘 헤치며 견뎌왔다는 뿌듯함도 든다. 필자는 사업자등록등을 내고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이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 철학이 어쩌면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자영업자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폐업한 업체는 모두 10만 8117곳이라고 한다. 일부 자영업자들 중에는 폐업을 하고 싶지만 철거비용 부담으로 이도 저도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실질적인 폐업 업체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짐작한다.  

주변 지인들이 간혹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아 사업을 하는 것을 우습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무슨 사업을 할 것이며 상호를 무엇으로 정하고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둬야겠다는 기본적인 사항도 점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것 아니면 안된다라는 마음보다 이것 한번 해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한다는 이야기다.  

보통 사업을 하고자 마음먹으면 ‘이것이 앞으로 나와 가족을 먹고 사는 길’이라는 철학을 가져야한다. 그렇기에 사업자등록증을 낸다는 것은 결혼해서 아이를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낳기 전 우리는 이름을 무엇으로 정할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됐으면 하는지, 교육은 어떻게 시킬 것인지 등 면밀하게 사유하고 결심하게 된다. 자신보다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드는 것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당연히 들 것이다. 그 마음을 사업에도 투영해야 한다. 

필자는 생명의 탄생 목적이 ‘오래 잘 사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태어났으면 열심히 살아야 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오래 살아야 한다. 오래 살려면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하고 식단관리도 잘 해야 한다. 이는 성실이 바탕이 되는 건데, 사업도 성실을 바탕으로 이 사업체를 어떻게 하면 오래 살게 할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또 한가지 예를 돌자면 인간의 피에 해당하는 것이 사업체에서는 돈이다. 인간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가 잘 돌아야 하는 것처럼 사업체에서는 돈이 잘 돌아야 한다. 그리고 회사의 구성원이 적재적소에서 피를 운반하며 역할 해 줄 때 비로소 사업체가 온전한 상태로 오래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필자도 지난 30년 간 사업체를 오래 살게 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뭐 하나 허투루 선택한 것이 없으며 자식처럼, 생명처럼 다뤄왔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고객만족을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왔다. 예를 들어 여타 식당에 걸려 있는 ‘신발 분실 시 책임지지 않습니다’라는 무책임한 운영 방식에 반기를 들었다. 

고객에게 ‘신발 분실 시 책임집니다’라는 문구를 통해 신뢰를 받고 있다. 물론 돈으로 배상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고개들의 신발이 분실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고객들의 신발이 분실되지 않게 신발장이 보이게 카운터 위치를 변경하는 노력을 거쳤다. 또한 화장실에 일회용 칫솔을 대거 구비해 놔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개운하게 양치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모든 행동이 필자가 낳고 키운 사업체를 오랫동안 살게 하기 위한 노력들이다.

사업은 신중해야 한다. 하나의 생명을 탄생시키듯 말이다. ‘할 것 없는데 한번 해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가는 그 결말 역시 한없이 가벼울 것이다.  

/김철호 내고향시푸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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