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은의 SWOT⑤] 20년 롱런 '이디야커피' 재도약 노린다
[박성은의 SWOT⑤] 20년 롱런 '이디야커피' 재도약 노린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8.0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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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첫 3000호점 돌파, 비대면 경쟁력 제고로 위기 속 안정
1000원대 커피 급성장에 강점 희석…B2B·ESG로 돌파구 찾기
어느 이디야커피 매장. [사진=이디야커피]
어느 이디야커피 매장. [사진=이디야커피]

국내 커피전문점 ‘빅3’로 꼽히는 이디야커피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1세대 브랜드로서 커피 맛의 ‘기본’과 가맹점 ‘상생’을 우선하며 업계 첫 3000호점 돌파라는 역사를 썼다. 또, 업계에서 가장 먼저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비대면 경쟁력을 쌓아오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이디야는 중저가 커피 브랜드의 급성장으로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B2B(기업 간 거래)와 홈카페, 친환경 마케팅을 강화하며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강점: 가성비 앞세워 업계 최다 매장 보유
이디야커피는 명실상부 국내 최다 매장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다. 2001년 3월 중앙대점 오픈을 시작으로 18년 만인 2019년 3000호점을 돌파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선 처음이다.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으로 살펴봐도 3000호점은 이디야를 비롯해 파리바게뜨(2011년)와 크린토피아(2020년) 외에는 없다. 

업계에서 100호점은 프랜차이즈 경영의 성패를 가르는 최소한의 기준이고, 1000호점은 브랜드의 지속성을 판단하는 지표다. 이디야커피가 전국 7만1000여개(KB은행 2018년 7월 기준) 매장이 있는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디야가 탄생한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스타벅스·커피빈 등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할리스·탐앤탐스를 비롯한 대형 토종 브랜드들이 각축을 벌였다. 이디야 론칭 이듬해인 2002년엔 대기업 CJ의 지원 아래 투썸플레이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저마다 고급스러움과 대형 매장, 토종 이미지, 공격적인 프로모션 등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당시엔 이디야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미약해 롱런 가능성을 예견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문창기 회장이 2004년 이디야를 인수한 후 품질 좋은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기본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고 당장의 이익보단 가맹점과의 상생을 우선했다. 실제 이디야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레귤러(R) 기준 3200원으로 비슷한 용량의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할리스(이하 4100원)보다 30%가량 저렴하다. 2018년 12월 가격인상 단행 전까진 2800원에 제공했다. 

또, 다른 커피전문점보다 점포 개설비용이 낮고 월정액 로열티를 업계 최저수준으로 유지하며 예비창업자는 물론 기존 점주들의 경영부담을 줄이고 있다. 

이디야는 웬만한 동네마다 상징인 푸른 간판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성장을 지속 중이다.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최근 3년간 매출액은 2018년 2004억원, 2019년 2208억원, 2020년 2239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매장은 지난해 3300호점을 출점한데 이어 올 7월말 기준 3488호점으로 더욱 늘었다. 전년 동기보다 276호 늘어난 수치다. 

◆약점: 중저가 브랜드 치어 정체성 '애매모호' 
이디야는 1세대 가성비 커피 브랜드로 꼽힌다. 가격 대비 맛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 만족을 최우선시하는 문창기 회장의 경영철학 덕분이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와 함께 국내 커피전문점 빅3로 성장하며 롱런한 비결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디야의 강점은 점점 희석되고 있다. 소비 트렌드가 경기불황 속 프리미엄과 초저가로 양극화되는 가운데 메가엠지씨커피와 더벤티, 컴포즈커피 등 1000원대 중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이디야의 가성비 이미지는 사실상 실종됐다. 일부 중저가 커피 브랜드는 일부러 이디야 매장 부근에 출점하는 전략을 취할 정도다. 

이디야커피의 국내 가맹점 현황. [그래프=박성은 기자]
이디야커피의 국내 가맹점 현황. [그래프=박성은 기자]
이디야커피의 최근 4년간 매출액 현황. [그래프=박성은 기자]
이디야커피의 최근 4년간 매출액 현황. [그래프=박성은 기자]

더욱이 오늘날의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만이 아닌 일과 여가를 함께 공유하는 공간으로 인식이 바뀌면서 소비자들은 맛과 가격 외에도 편안한 좌석과 넓은 공간, 와이파이, 콘센트 유무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면에서 중소형 매장 위주로 3000원대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이디야의 영업전략은 지금 시점에서 약점으로 작용된다. 그렇다고 해서 스타벅스·투썸과 같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기엔 어려운 실정이다.

이디야는 중저가 커피 브랜드의 공격적인 확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가격경쟁으로 대응하기보단 기본에 충실한 이디야의 경영철학을 고수하겠단 입장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저가 브랜드와 가격경쟁을 하면 가맹점 수익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품질 유지를 최우선으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 소통창구를 다양화하고, 기업 간의 다양한 협업으로 20년간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회: 한 발 앞선 배달 서비스, 히트상품 발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언택트(Untact, 비대면) 소비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대면 중심의 외식업은 치명타를 입게 됐다. 하지만 이디야는 한 발 앞서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덕분에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이디야는 업계에서 가장 이른 2018년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덕분에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해 이디야의 배달 주문건수는 전년보다 480% 이상 급증했고, 올 상반기 배달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170% 이상 성장했다. 현재 이디야 전체 매장의 80%가 넘는 2600여곳에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수다. 

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 주문 수단인 ‘이디야오더’의 올 상반기 이용건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35%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증가율은 50%에 달했다. 충성 소비자 지표로 여겨지는 멤버십 애플리케이션(앱) ‘이디야 멤버스’의 경우 2016년 7월 론칭 이후 4년10개월 만인 올 5월에 회원수 500만명을 넘어섰다. 

어느 카페든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건 아메리카노와 라떼류다. 가맹본부 입장에선 수익 안정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양한 히트 메뉴를 발굴하는 게 관건이다. 이런 면에서 이디야는 최근 히트 상품을 꾸준히 발굴하며 수익원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업계에서 가장 이른 2018년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며 비대면 경쟁력을 쌓아 갔다. [사진=이디야커피]
이디야커피는 업계에서 가장 이른 2018년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며 비대면 경쟁력을 쌓아 갔다. [사진=이디야커피]
출시 한 달 만에 판매 100만개를 돌파한 이디야 RTD 컵커피. [사진=이디야커피]
출시 한 달 만에 판매 100만개를 돌파한 이디야 RTD 컵커피. [사진=이디야커피]

건강 지향의 ‘이디야 콤부차’는 젊은 층에게 호응을 얻으며 론칭 2년여 만에 누적 판매 100만병을 돌파했다. 올 여름을 겨냥한 ‘생과일 수박주스’와 이색 메뉴 ‘갤럭시치노’는 각각 출시 열흘 만에 10만잔 판매를 돌파하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디야의 커피 노하우를 녹인 RTD(Ready to Drink, 바로 마실 수 있는 포장음료) 컵커피는 CU·세븐일레븐 등 대형 편의점을 통해 출시 한 달여 만에 판매 100만개를 넘어서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위협: 초저가와 프리미엄 양극화
이디야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커피전문점 빅3이지만 중저가 브랜드의 파상 공세가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 메가커피의 경우 2016년 41호점에서 지난해 1205호점까지 4년간 무려 30배 성장했다. 올해 1600호점 돌파도 무난한 상황이다. 더벤티 역시 올 6월 700호점을 오픈하며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이디야 입장에선 가성비 신흥 브랜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함께 경쟁자인 스타벅스는 대기업 신세계 품에 안겨 더욱 든든해졌고, 투썸플레이스는 최근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와 몸값을 높인 상황이다. 중저가와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사이에서 이디야가 어떤 경영전략을 취하느냐에 따라 도약과 추락이라는 갈림길에 선 것이다.

문창기 회장은 B2B와 홈카페, 수출사업을 강화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어느 이마트 매장에 진열된 이디야 커피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이마트 매장에 진열된 이디야 커피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 [사진=이디야커피]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 [사진=이디야커피]

지난해 4월 평택에 세운 로스팅 공장 ‘드림팩토리’는 이디야 도약의 핵심이다. 드림팩토리를 통해 스틱커피 ‘비니스트’를 비롯해 커피믹스·캡슐커피·컵커피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며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와 B2B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체인을 포함한 온·오프라인 채널 다각화로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선보인 비니스트 커피믹스는 출시 8개월 만에 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 4월엔 미국 수출도 성공했다. 지난해 비니스트 매출은 전년보다 26% 성장했다. 

올 들어 문 회장을 중심으로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재활용 테이크아웃 컵 전환을 위해 한솔제지와 MOU(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친환경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 취향을 반영하고, 소비 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문창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위기의식을 갖고 모든 관행을 탈피해 변화된 이디야커피가 될 것을 강조했다. 그는 “녹록치 않은 환경이지만 올해를 이디야의 또 다른 20년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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