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숲해설가가 전하는 매미 이야기
[독자투고] 숲해설가가 전하는 매미 이야기
  • 신아일보
  • 승인 2021.08.03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인승 (사)대전충남숲해설가협회 대표
 

올여름 매미가 유난히 많이 소리를 내는 것 같습니다.

매미는 매미과에 딸린 곤충으로 우리나라에는 약 15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2쌍의 날개는 투명하고, 날개맥이 굵고, 매미의 수컷은 특수한 발음기관을 가지고 있어 큰 소리를 내어 종족 번식을 위해 암컷을 부르는 것이지요.

매미의 유래도 맴맴 운다고 하여 맴이에서 매미로 불리어지게 되었답니다.

매미는 보통 앞날개가 뒷날개보다 크며, 머리의 양쪽에는 겹눈이 있고, 중앙에는 3개의 홑눈이 있고, 입은 가늘고 단단한 대롱 모양이며, 이것을 나무에 박고 진을 빨아 먹고 살아갑니다.

암컷에는 단단한 산란관이 있어 나무껍질을 뚫고 알을 낳는데, 45일~10개월 또는 그 이상이 걸려 부화된 애벌레는 땅속으로 들어가 나무뿌리의 진을 빨아먹고 자라다가 2~3년 만에 밖으로 나와 허물을 벗고 매미가 됩니다.

일반 매미는 알이 부화가 되고 나서 6년째에 성충 매미가 되므로, 알을 낳은 해부터 치면 7년째에 성충이 되고, 털매미는 4년째에 성충이 됩니다. 또한 북아메리카의 17년 매미는 애벌레 기간이 17년과 13년 되는 것도 있습니다.

매미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7년 중 한 달을 살다가 떠나요. 매미 소리를 운다고 표현한 것은 성충으로 약 1개월 정도 살다 보니 땅속에서 약 6년을 살아온 것을 생각해 볼 때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매미 소리를 운다고 표현한 것 같습니다.

옛날의 유학자들은 매미가 이른바 5가지 덕(五德)을 갖추고 있다고 하여 숭상했는데, 머리에 홈처럼 파인 줄을 갓끈과 비슷하게 보아 지혜가 있을 듯하여 첫째 덕목을 문(文)으로 보았고, 나무의 수액만을 먹고 자라므로 잡것이 섞이지 않고 맑아 청(淸)이 그 둘째 덕목이며, 다른 곡식을 축내지 않으므로 염치가 있으니 셋째 덕목이 염(廉)이고, 살 집을 따로 짓지 않으니 검소하다고 보아 검(儉)이 그 넷째 덕목이고, 계절에 맞춰 오고 가니 믿음이 있기에 신(信)이 다섯째 덕목이라고 보았답니다.

우리 선조들이 매미에서 이런 오덕(五德)을 생각한 것을 보면, 예전에도 곤충을 자세하게 관찰하는 곤충학자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평소에 업무를 볼 때 쓰던 익선관이나 관복을 입을 때 쓰는 오사모의 양쪽 뿔도 매미의 날개를 본떠 만들 것으로 매미의 5가지 덕을 상징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매미는 7년 동안 땅속에서 살고, 약 한달 지상에서 나와 살다가 죽기 때문에 매미를 함부로 잡으면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합니다.

오늘부터라도 매미 소리를 짜증스럽게만 듣지 말기를 바랍니다.

/김인승 (사)대전충남숲해설가협회 대표

pres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