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애증의 '폰사업' 접고 가전·전장 집중
LG전자, 애증의 '폰사업' 접고 가전·전장 집중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8.0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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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1일자로 MC사업부 종료, 가전중심 인력재배치
전장·신사업 축으로 질적 성장 도모…“잠재력 확보”
LG전자가 마그나와 합작법인으로 전기차 부품 사업을 강화한다.[이미지=LG전자]
LG전자가 마그나와 합작법인으로 전기차 부품 사업을 강화한다.[이미지=LG전자]

LG전자가 만성적자인 휴대전화 사업을 접고 생활가전·전장사업과 신사업 등을 두 축으로 성장을 꾀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31일자로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부 영업을 공식 종료했다. 스마트폰 등 일부 제품에 대한 서비스는 유지하지만 3000명이 넘는 MC사업부 임직원들은 공모 등을 거쳐 타 사업부로 재배치했다. 주로 가전과 전장사업에 재배치됐고 4분의 1은 다른 LG그룹 계열사로 이동했다.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 종료는 지난 1995년 ‘화통(話通)’으로 관련시장에 진출한 후 26년만이다. 한때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을 선보이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쳐진 탓이다. 이들은 2013년 ‘LG G2’, 2014년 ‘LG G3’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 사업자로 올랐지만 이후 내놓은 G시리즈가 흥행에 실패하며 점유율을 잃어갔다.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후 2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고 작년 말까지 누적손실은 약 5조원이다.

LG전자는 휴대전화 사업을 종료하되 6세대(G) 이동통신 등 핵심 모바일 기술은 CTO(최고기술책임자)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한다.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이다. 현재 LG전자는 약 2만4000개의 4~5G 통신표준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 LG전자는 가전과 전장사업 등에 집중한다. 가전분야에선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강화 △혁신기술에 기반한 신가전 확대 △플랫폼·서비스 솔루션 등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LG전자는 가전 부문에서 프리미엄 전략으로 삼성전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LG전자의 H&A와 HE부문 합산 매출은 21조5700억원, 영업이익은 2조288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매출은 26조2900억원으로 LG전자보다 높았지만 영업이익은 2조1800억원에 그쳤다.

LG전자는 전장사업에선 내부 역량 개선과 외부 파트너십을 활용해 글로벌 톱티어 자동차 부품업체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사업의 중심은 △차량 동력 전달장치인 파워트레인을 비롯해 △차내에서 엔터테인먼트와 정보를 즐길 수 있는 시스템 인포테인먼트 △전장부품과 연계성이 높은 램프 등이다.

우선 LG전자는 글로벌 3위 완성차 부품업체 마드나인터내셔널(마그나)과 합작 설립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마그나)을 이달 본격 출범시키며 시너지를 강화한다.

LG마그나는 모터, 인버터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 구성 부품과 구동시스템, 차량 탑재형 충전기 등을 개발하고 생산·판매한다. 현재는 모터 등 단품이 주요 사업모델이지만 앞으로 솔루션 제품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인포테인먼트 부문에선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고도화 해 기존 핵심 거래선과 협력관계를 강화한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가 헤드유닛 등 램프와 차량 간 통신시스템, 중앙정보처리장치(CID) 등과 합쳐진 통합 칵핏(조종석)으로 진화를 기대 중이다.

아울러 미래 유망사업영역에 지분투자하고 전략기업과 파트너십 체결 등 인오가닉 사업방식을 추진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MC사업 철수와 전장 사업 재편 후 질적 성장이란 관점에서 크게 두 개 축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검토 중”이라며 “가전·전장사업에 더해 시장규모·성장성·기대수익률 높은 신규 사업에 진입해 미래성장과 수익 잠재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