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연방제 요구해”…총리 추천 무산
MB “연방제 요구해”…총리 추천 무산
  • 양귀호기자
  • 승인 2009.09.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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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일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회창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총리 충청권 후보를 추천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회창 총재는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내가 전화를 한 일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심대평 총리 무산 배경을 직접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과 함께 한 오찬에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화합형 총리를 위해 충청권 후보를 추천 해달라'고 하자 이 총재가 그러면 '강소국 연방제를 채택해 달라'고 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것은 개헌이 필요한 사항으로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일이고 대통령인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내가 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라고 설명했고, "이후에도 이 총재에게 같은 얘기를 했는데 이 총재가 다시 강소국 연방제를 얘기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심대평 전 대표와 직접 접촉한 적은 없다"며 "(심대평 총리설과 관련)궁금해 하는 많은 분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소국 연방제란 6-7개의 강소국으로 구성된 연방국가를 만들어 지방을 골고루 균형발전 시키자는 이 총재의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또 선거구제 및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 "앞으로 1년 안에는 되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대통령이 중임제라면 인기에 연연하기 위해 안하겠지만, 4대강 사업은 국가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사업"라며 "국민이 모두 싫어 하고 반대한다면 안 하겠지만, 지금은 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날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심대평 총리 기용'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에게 직접 전화로 총리 추천을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총리 지명에 대해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내가 전화를 한 일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슨 뜻으로 이렇게 직접 전화한 것처럼 이야기한 것인지 전혀 이해가 안 된다.

중간자를 통해 심 전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목해서 제의가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세종시의 원안 추진' 및 '강소국연방제'를 요구 사항으로 제시했지만 청와대 측이 이같은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며 "세종시 문제에 관해 당초 정부나 여당이 약속한 원안대로의 추진을 이번에 약속하지 않는다면 심 전 대표가 총리로 간다고 해도 결국 세종시를 팔아먹었다는 험한 말을 들을 수 있고 이것은 심 전 대표뿐 아니라 당에도 큰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청와대 측은 심 전 대표가 총리로 오면 자신의 지역구인 만큼 심 전 대표가 지역민을 설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며 "이것은 정부가 심 전 대표를 총리로 기용해 세종시의 원안추진 문제를 희석시키려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 점만으로도 심 전 대표의 총리 기용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나 정부가 심 전 대표를 총리로 기용할 생각을 했다면 '강부자', '고소영' 내각의 틀을 벗어나 사람을 쓰겠다는 이야기이므로 그것부터 공작적, 음모적이라고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이 회의를 열어 참석 의원 전원이 가선 안된다는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왔음에도 계속해서 기용설이 나와, 우리의 의사를 알고도 청와대가 기용을 강행하려는게 아닌가 생각해 매우 강한 정치공작 및 음모라 비판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총재는 이날 "우리는 빨리 이 사태가 수습되고 또 심 전 대표도 다시 당에 돌아와 원래와 같은 화합된 모습으로 충청 민심에 배반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며 심 대표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