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팀" 선서까지하더니 뒤끝… "철저한 검증 지속"
與 "원팀" 선서까지하더니 뒤끝… "철저한 검증 지속"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7.28 1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與, 대선주자 대상 원팀 협약식… 송영길 "당원들 조마조마한다"
이재명 "협약식할 상황 돼 송구"… 행사 후엔 "필요한 정도로만"
이낙연 "상처주는 것 선거 도움 안 돼"… 이재명 탓 돌린 분위기
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원팀' 협약식에서 '정정당당 경선'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원팀' 협약식에서 '정정당당 경선'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사진=연합뉴스)

전국단위 선거 때마다 나오는 더불어민주당 특유의 '원팀' 협약식이 이번에도 유명무실해졌다. 한 목소리로 "원팀"을 강조한 대권주자들은 행사가 끝나자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며 여전히 신경전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28일 오전 20대 대통령 선거 '원팀' 협약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6명 후보 모두 참석했고, 송영길 당대표는 "최근 후보 간 공방에 대해 당원들은 '서로 상처가 나면 어쩌나' 마음이 조마조마한 상황"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도 후보 간 원팀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란 점을 알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렇게 원팀 협약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돼 송구하다"며 "예선에서 상처를 깊게 입으면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단 점을 새기고, 국민이 바라는 대로 공정하게 원팀 정신을 발휘해 포지티브(선의) 선거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협약식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선 "후보들의 공약 이행이나 일관성, 과거 부정·부패 등 객관적 사실에 대해 지적하는 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없는 사실을 지어낸 흑색선전 등을 방치할 수는 없으니, 제 자신을 지키는 데 필요한 정도로만 (공방을) 하겠다"고 내세웠다.

이 지사와 격한 네거티브(음해)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낙연 전 당대표의 경우 행사 자리에서 "조금 전 원팀이라고 선언했는데, 선언을 가장 잘 이행하는 후보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행사 후 "마찰음을 내지 않기 위해 최대한 완곡히 표현하려고 했는데, 기자들이 완곡한 표현은 싫어하지 않느냐"며 "박빙의 선거를 앞둔 우리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그 결과로 부분적이나마 이탈을 초래하는 건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금까지의 경쟁이 네거티브로 전락한 것을 이 지사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정상적인 검증과 네거티브는 구분이 돼야 한다"며 "그걸 섞어 다 네거티브로 치부해도 안 되고, 네거티브를 검증으로 위장해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후보에 대한 당의 검증 시스템(체제)이 없는 게 유감스럽다"며 "저는 네거티브를 한 번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정책과 도덕성 등을 철저하게 검증한다는 입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포문을 열어놨다.

네거티브가 후보자 개인 자격을 넘어 적통 논란에 지역주의 조장 경계선까지 빠져든 가운데 이들이 공세 수위를 낮출진 의문이다.

민주당은 선거 때마다 크고 작은 '원팀' 행사를 실시했지만, 결국 허울뿐이란 평가를 받았다. 일례로 지난 2018년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 소속의 한 군수 후보 출마선언 행사장에선 민주당 소속 도의원 예비후보 2명이 몸싸움 직전까지 다투는 일이 벌어졌다. 이들은 불과 며칠 전 '원팀' 기자회견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엔 부산시당이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원팀 협약식을 열었지만, 후보자들의 불참으로 행사가 취소되는 상황도 있었다. 몇 군데에선 고발전까지 난무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