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수도권 집값 상승 원인, 공급 부족 아냐…기대심리 때문"
홍남기 "수도권 집값 상승 원인, 공급 부족 아냐…기대심리 때문"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07.2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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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주 물량' 평년 수준…2023년 이후 매년 50만호 이상 나와
아파트 실질가격·주택구입 부담지수 근거 '하락 조정 가능성' 경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부동산 담화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부동산 담화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가 수도권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은 공급 부족이 아니라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라고 주장했다. 올해 수도권 입주 물량이 평년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2023년 이후에는 매년 50만호 이상 신규 주택이 공급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공급 부족설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최근 아파트 실질가격과 주태구입 부담지수가 최고치에 이르렀다며 집값 하락 조정 가능성에 대해 거듭 경고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시장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올해 초 어렵게 안정세를 찾아가던 주택·전세가격이 지난 4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그는 "부동산 시장은 주택수급, 기대심리, 투기수요, 정부 정책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 노력뿐만 아니라 시장 참여자 등 국민 모두가 하나 돼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이 공급 부족 등 주택 수급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과거 10년 평균 주택입주 물량이 전국 46만9000호, 서울 7만3000호인 반면, 올해 입주 물량은 각각 46만호, 8만3000호로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결코 지적과 우려만큼 공급 부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지금까지 공공택지 지정실적 등을 볼 때, 2023년 이후에는 매년 50만호 이상씩 공급된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수요 측면에서도 작년 33만세대가 늘어났던 수도권 세대수가 올해 1~5월간에는 작년 절반인 7만세대 증가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수급 요인만이 현 시장 상황을 가져온 주요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심리적 요인을 최근 주택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심리지수) 등 관련 심리지표를 보면, 시장수급과 별개로 불확실성 등을 토대로 막연한 상승 기대심리가 형성된 모습"이라며 "기대심리와 투기수요, 불법 거래가 비중 있게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상황 하에서는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앞으로 주택가격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재차 경고했다.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서울아파트 등 주택가격이 9~18% 조정된 점을 언급하면서 아파트 실질가격과 주택구입 부담지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등이 최고 수준에 근접했거나 이미 넘어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여러 기회를 통해 향후 주택가격 조정 가능성에 대해 말씀드렸다. 이는 단순히 직관에 의해서가 아니라 과거 경험, 주요 관련 지표가 보여준 바를 말씀드린 것"이라며 "지금은 불안감에 의한 추격매수보다는 향후 시장 상황, 유동성 상황, 객관적 지표, 다수 전문가 의견 등에 귀기울이며 진중하게 결정해주셔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홍 부총리는 하반기 정부의 주요 부동산 정책 방향으로 △기존 주택공급계획의 차질 없는 이행 △추가 택지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 검토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5~6% 이내 관리 △실수요자 이외 부동산 대출 억제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 연중단속 등을 제시했다.

그는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정책 최우선과제로 삼고 하반기에 그 무엇보다 주택공급 확대와 대출 등 수요관리 및 투기 근절에 모든 정책역량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