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에도 부동산 가치 급등…작년 국부 1094조↑
코로나 위기에도 부동산 가치 급등…작년 국부 1094조↑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07.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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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자산만 917조 증가...전문가 "지나친 쏠림 현상 큰 부담"
부동산 비중 높은 한국, 위기시 일본 버블 붕괴보다 충격 커
(자료=한국은행·통계청)
(자료=한국은행·통계청)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순자산(국부)이 전년도인 2019년보다 1094조원 가깝게 증가했다. 지난 2008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증가 규모다. 특히 토지나 건물과 같은 부동산 자산 비중 증가가 국부 확대를 이끌었는데, 전문가들은 지나친 쏠림현상이 경기 악화 국면에서는 오히려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함께 발표한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우리나라 비금융자산과 순금융자산을 모두 더한 국민순자산은 전년보다 6.6%(1093조9000억원) 증가한 1경7722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총생산(명목기준 1933조2000억원)의 9.2배에 달하는 수치로 전년도 8.7배보다 확대 폭이 증가한 것이다.

국민순자산에서 비금융자산은 1경7215조2000억원으로 97.1%를 차지했다. 

또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507조1000억원으로 국민순자산의 2.9% 비중으로 나타났다.

비금융자산은 전년대비 7.4%(1186조3000억원) 증가한 반면, 순금융자산은 부채 증가액이 자산 증가액을 뛰어넘어 15.4%(92조4000억원) 감소했다.

(자료=한국은행·통계청)
(자료=한국은행·통계청)

비금융자산은 건설이나 설비, 지식재산생산물과 같은 생산자산과 토지나 건물과 같은 비생산자산으로 나뉘는데 특히 비생산자산이 915조7000억원(10.4%)이나 늘어 973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건 비생산자산 중 지하자원과 입목자산은 전년보다 각각 1조1000억원과 1000억원 감소한 반면, 토지자산이 917조원 늘어 비생산자산 전체 상승을 이끌었다.

실제 지난해 GDP는 전년보다 0.4% 증가에 그쳤지만, 토지자산은 10.5%나 늘었다.

이와 함께 비금융자산에서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전년도 76.1%에서 지난해 77%로 0.9%p 확대됐다.

(자료=한국은행·통계청)
(자료=한국은행·통계청)

손진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대차대조표(B/S) 팀장은 "2020년에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이 매우 두드러졌던 해여서 자연스럽게 통계상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국내 경기가 제자리를 맴돈 상황에서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산 확대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나친 쏠림'을 경계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만 이렇게 크게 확대되는 겻은 경기가 불안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전체 자산이 폭락하는 위험이 있다는 뜻으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정부 고위 관료들도 집값 하락을 잇달아 경고하는 등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과도한 레버리지가 집값을 떨어뜨리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한 바 있다. 

노형욱 국토부장관도 지난 5일 "전세계적으로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정상화하면 자산가격이 조정될 수 있다"며 "2~3년 뒤 집값 하락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소 이사는 "(실제 집 값 하락기가 도래하면) 상당히 문제가 커진다.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 부동산 버블 붕괴되고 나서 국민이 갖고 있던 자산이 60% 수준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는 부동산을 제외한 자산 비중이 낮은데, 부동산 가격이 갑자기 불안정해져서 하방압력을 받으면 일본보다 더 힘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해 금융부채 증감액(2031조3000억원)이 금융자산 증감액(1938조9000억원)보다 많아지면서 순금융자산은 전년보다 92조4000억원 줄며 15.4% 축소됐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