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실업장기화·일자리 감소...'중장기적' 경제부담
코로나發 실업장기화·일자리 감소...'중장기적' 경제부담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07.2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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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장기실업자, 작년 동기比 매달 평균 4만9000명 늘어
공공 일자리 확대보다 민간 지원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해야
(사진=신아일보DB)
한국은행이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시장 변화와 관련한 보고서를 21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장기실업자가 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채용 격차가 커져 향후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신아일보DB)

코로나19로 인해 자동화 가능 직군에서 실업이 가속화하고, 장기실업자도 늘면서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채용 격차 역시 심화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코로나19의 상흔 : 노동시장의 3가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노동시장은 지난 2월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지만, 코로나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대면서비스업 등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이하 고위험군)의 취업자수는 코로나19 이후 크게 늘었다.

작년 10월 기준 고위험군 취업자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 4월과 비교해 10.8% 줄었다.

같은 기간 저위험군 취업자수 2.4% 감소와 비교하면 8.4%p나 높은 감소세다.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은 산업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뺏길 우려가 큰 직업군을 뜻하는데, 이들이 빈자리는 로봇 등 자동화 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실업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코로나19 이후 300이 이상 사업체 취업자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300인 미만 사업체 고용은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집중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고용 HHI를 살피면, 2020년 중 고용 HHI 상승폭은 0.49로 이는 전년도인 2019년 중 상승폭 0.26의 약 1.9배 수준이다. 

고용 HHI는 소수 기업에 고용이 집중될수록 1에 가까워지는데, 2019년보다 2020년이 더 심화됐다는 뜻이다.

송상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고용집중도 상승은 고용증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고용회복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용이 소수 기업에 집중되면 규모의 경제 등의 영향으로 신규기업의 진입이 쉽지 않아 고용창출이 저하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올해 들어 구직기간이 4개월이 넘는 장기실업자도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중 장기실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만명가량 늘었다. 매달 평균 4만9000명 증가한 셈이다. 

특히 지난 2월 대비 6월은 단기실업자는 15.5% 줄었지만, 장기실업자는 26.4% 증가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실업상태가 길어질수록 구직단념자가 증가하고, 이력현상으로 실업자의 노동시장 재진입이 어려워져 고용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상윤 과정은 "중장기적으로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만큼,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 종사자의 원활한 일자리 이동을 지원해 실업 충격을 최소화하고, 구인·구직난 완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 채용 확대에 힘쓸 필요가 있다. 더불어 늘어난 장기실업자 경력 공백을 단축해 이력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학계 및 전문가들은 새로운 시대 변화를 반영한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에서 기존 일자리에 인원을 늘리는 형태의 지원 정책보다는 교육과 투자 등 지원에 나서야 무게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다.

박항준 누림경제발전연구원 원장(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는 "시대가 변하면서 일자리 형태나 종류가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정부의 일자리 창출은 기존 일자리 확대나 공공일자리 증대에 그쳤는데, 이런 부분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 새로운 직업군을 창출하는 기업들에 대한 정부 지원을 늘려, 새로운 영역에서 민간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