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롯데건설, '북가좌6구역 고급화' 자존심 대결…4년 만에 '재격돌'
DL이앤씨·롯데건설, '북가좌6구역 고급화' 자존심 대결…4년 만에 '재격돌'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07.2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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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치2지구 접전 후 4000억원 규모 서울 정비사업 수주전
각각 전용 브랜드 '희소성'·강북 최초 '르엘' 앞세워 랜드마크 경쟁
북가좌6구역 위치도. (자료=서울시 정비사업 포털)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위치도. (자료=서울시 정비사업 포털)

4년 전 대치2지구에서 치열한 서울 정비사업 수주전을 펼쳤던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이 4000억원 규모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을 두고 다시 맞붙는다. DL이앤씨는 전용 브랜드 '희소성'을 내걸고, 롯데건설은 강북 최초 '르엘'을 앞세워 고급 랜드마크 시공권 쟁탈전을 벌인다.

21일 북가좌6구역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에 따르면, 지난 14일 마감된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에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이 참여했다.

북가좌6구역 재건축은 서울시 서대문구 수색로8가길 372-1번지 일대에 지상 최고 29층, 19개 동 규모 아파트 1911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4000억원대로 추정된다. 2014년 5월 정비구역 지정 고시 후 작년 2월 조합설립인가 등을 거쳤고, 내달 1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 총회가 예정돼 있다.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은 4년 만에 다시 서울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양사는 지난 2017년 서울시 강남구 대치2지구 재건축 사업장에서 시공권을 두고 맞붙었고, 롯데건설이 단 3표 차로 시공권을 따낸 바 있다.

북가좌6구역 드레브 372 그랜드 게이트. (자료=DL이앤씨)
DL이앤씨가 북가좌6구역에 제안한 단지 입구 디자인. (자료=DL이앤씨)

DL이앤씨는 북가좌6구역에서 고급 브랜드를 넘어선 '단지 전용 브랜드'를 통해 수주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기존 고급 주거 브랜드 '아크로' 대신 북가좌6구역만을 위한 상징성을 담은 '드레브 372'를 제안했다. 드레브 372는 프랑스어로 '꿈의 집'을 뜻하는 '메종드레브'와 북가좌6구역을 상징하는 번지수 '372' 결합으로 탄생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조합 내 차별화된 브랜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어 이 단지만을 위한 브랜드를 만든 것"이라며 "서울 강남권에 못지않은 브랜드와 조건을 통해 고급 단지를 조성한다는 목표로, 회사 차원에서도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사업장"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는 북가좌6구역을 지역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를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5성급 호텔 벨라지오와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등을 설계한 글로벌 그룹 '저디(JERDE)'사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듀오 '바스쿠&클루그' 등 거장 7인과 협업을 추진한다.

고급 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설계도 제안했다. 개방감을 높이기 위한 '유리 난간 일체형 창호'와 '와이드 우물천장', 넉넉한 수납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부티크 드레스룸'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유선형 측벽 시그니처 디자인과 고급 알루미늄 패널을 적용한 커튼월(통유리벽) 룩 등이 적용된 단지 경관도 제시했다.

북가좌6구역 르엘 단지 문주. (자료=롯데건설)
롯데건설이 북가좌6구역에 제안한 단지 입구 디자인. (자료=롯데건설)

롯데건설도 강북권 최초로 고급 주거 브랜드 '르엘'을 제안하며, 접전을 예고했다. 그간 강남권 일부 정비사업지에만 적용하던 르엘을 북가좌6구역에 입혀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롯데건설은 세대 내부 고급화를 위해 주방과 마루, 벽체 등에 이탈리아산 마감재를 적용하고, 공기 청정기능이 가능한 전실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했다. 원바디 세탁건조기와 의류관리기 등도 빌트인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리조트형 아파트 조성을 위해 단지 전체를 흐르는 수경시설을 중심으로 한 산책 코스를 마련하고, 스카이 커뮤니티와 연계한 조경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커뮤니티와 조경 공간은 곡선형 디자인과 회랑을 적용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강북권 최초로 르엘을 제안한 것은 회사 차원에서도 파격적인 제안"이라며 "르엘 수준에 맞는 마감재와 인테리어, 시스템 등도 적용해 최고급화 전략으로 이번 수주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북가좌6구역 조합 내부에서도 입찰 참여사들이 고급화 브랜드를 제안한 것을 두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조합원들이 대형 건설사를 선호했고, 그 중에서도 특화된 브랜드를 원하는 조합원이 많았던 만큼 이번 수주전에 롯데건설과 DL이앤씨가 들고나온 고급 브랜드 전략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북가좌6구역 조합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두 곳이 들어왔고, 브랜드 중에서도 하이엔드(최고급) 브랜드를 제안해 조합원들은 대부분 만족하는 분위기"라며 "앞으로 조합원들이 브랜드 외에 단지 조성 계획 등을 따져보고 시공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