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해진 文 '자화자찬'… "코로나 대응 잘했다" 한 달 사이 17%p 급락
무색해진 文 '자화자찬'… "코로나 대응 잘했다" 한 달 사이 17%p 급락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7.1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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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문 대통령 부정평가 52%… 거리두기 부적절 의견도"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미 의회 코리아스터디 그룹(CSGK) 대표단을 접견하며 발언을 마치고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미 의회 코리아스터디 그룹(CSGK) 대표단을 접견하며 발언을 마치고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다수 나라가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방면의 노력과 대비책으로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을 현저하게 낮추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지난 4월 12일 1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 )

"백신 도입과 접종은, 당초의 계획 이상으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두 배 분량의 백신을 이미 확보했고…" (지난 5월 3일 2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

"백신 접종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지난주 세계 평균 접종률을 넘어섰고, 앞선 나라를 빠르게 추월하고 있다. 잔여 백신에 대한 예약과 접종도 효과적으로 진행돼 접종률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에서도 세계적인 모범 국가가 될 수 있다." (지난달 7일 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

50대 국민 백신 접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에 자신감을 보이던 문재인 대통령이 말을 아끼고 있다. 차후 공급 물량도 미지수라는 점에서 불안·불신·증오 여론이 커지는 분위기다.

16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지난 13~15일 전국 성인 1004명 대상)에 따르면 긍정평가는 38%, 부정평가는 52%다. 의견 유보는 9%로 나타났다. (표본오차 ±3.1%포인트, 신뢰수준 95%, 응답률 16%, 이하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특히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긍정평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혼선과 비효율 의구심, 백신 접종 정체 등으로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산출됐다. 응답자의 47%는 '잘하고 있다'고 했지만, 44%는 '잘못하고 있다'로 평가했다. 코로나19 정부 대응 긍정률은 지난달 64%에서 40%대로 급락했고,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올해 4월 최저치였던  43%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달 정부 대응 평가에선 연령별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이번 조사에선 20대 부정률이 58%로 다른 연령대보다 두드러졌다.

특히 부정평가 응답자는 △백신 확보·공급 미비 37% △규제 약함, 느슨함, 미흡 12% △방역·확산 억제 못함 10% 등을 이유로 들었다. 또 △거리두기 단계 부적절·모호함 △초기 대응 잘못, 초기 입국 억제 미흡 등의 이유도 각 9%로 집계됐다.

한편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에 대해 '비효율적·국민억압' 등의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4차 대유행을 맞은 것에 대해 한 차례 사과한 뒤 말을 아끼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방역과 백신 접종에 대해 자화자찬한 것도 무색해진 실정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지난 5월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전 세계적인 백신 공급 부족과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업들까지 힘을 보탠 전방위적 노력으로 우리 국민 두 배 분량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자랑하기도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5월 26일 정당 대표 초청 간담회에서도 "백신 협력은 매우 뿌듯한 성과"라며 "우리의 백신 확보의 안정성도 크게 높아졌다"고 자찬하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오스트리아 국빈방문 때는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그동안 효율적인 방역과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 팬데믹에 성공적으로 대응해 왔다"고 자평했고, 그달 16일 스페인 상·하원 합동연설에선 "한국 국민도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며 일상을 회복하고 '한국판' 뉴딜로 경제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인 지난 5일까지도 문 대통령은 "다행히 백신 접종은 국민의 높은 참여로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달부터 충분한 백신 물량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편 청와대와 정부는 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큐어백·모더나·노바백스 등의 대표와 대면·비대면으로 접촉한 것을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백신 공급이 불안정 양상을 보이고 있어 여론 사이에선 불신이 작용하는 분위기도 커지는 상황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