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씨 하락세 지속되나…윤석제 경영능력 도마 위
쥬씨 하락세 지속되나…윤석제 경영능력 도마 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7.1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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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표 생과일주스 가맹점 800곳 불리며 주목
4년 새 매장 수 반토막, 매출 1/5 줄고 적자 지속
브랜드 재정비·사업 다각화 나섰지만 출구 찾기 난항
서울의 한 쥬씨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한 쥬씨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생과일주스 전문점 ‘쥬씨’의 부진이 심상찮다. 한 때 800호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지만 매장 규모와 매출 모두 동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쥬씨는 최근 론칭한 ‘쥬씨프레소’와 ‘고망고’ 등 신규 브랜드를 앞세워 돌파구를 찾겠단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청년사업가로 유명세를 타며 종합청과기업으로의 성장을 공언했던 윤석제 대표의 경영능력은 시험무대에 오를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맹사업 7년차인 쥬씨는 음료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쥬씨는 창업주인 윤석제(37) 대표가 2010년 모교인 건국대학교 부근에 생과일주스 전문점을 창업하며 생겨난 브랜드다. 윤 대표는 2015년 과일 수급을 위해 쥬씨인터내셔날 설립과 함께 가맹사업을 시작했고, 이듬해인 2016년 매장 805개(직영 1·가맹 804곳)를 출점하며 프랜차이즈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대용량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콘셉트의 생과일주스 시장을 개척하며 433억원의 매출과 13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쥬씨의 성장은 거기까지였다. 미투(me-too) 브랜드들이 생겨나고 대형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도 생과일주스를 내놓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쥬씨의 강점은 희석됐다. 

또, 쥬씨는 실제 1리터(ℓ)가 채 못 되는 용량이지만 ‘1ℓ 생과일주스’로 허위 표시·광고를 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조치 등의 경고를 받았고, 일명 ‘2층컵’으로 불리는 인서트컵 용기 아이디어 도용 논란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입지가 흔들렸다. 

이는 쥬씨 가맹사업 규모와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금융감독원과 공정위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쥬씨는 가맹사업이 본격 확장된 2016년 매장 805개, 매출액 433억원과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7년 매장 727개, 매출액 185억원으로 주저앉았고 이 때부터 영업손실(-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447개 매장으로 2016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매출액은 8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5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적자는 4년 연속 이어졌다.

특히 가맹사업에서 중요한 매장당 평균 매출액은 2016년 2억2828만원에서 지난해 1억2555만원에 그쳤다. 면적(3.3㎡)당 평균매출액도 4년 새 2172만원에서 1184만원으로 급감했다.   

쥬씨의 최근 5년간 가맹사업 규모·실적 현황. [그래프=박성은 기자]
쥬씨의 최근 5년간 가맹사업 규모·실적 현황. [그래프=박성은 기자]
지난 2018년 9월 윤석제(좌) 쥬씨 대표가 캄보디아 현지 업체와 마스터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쥬씨]
지난 2018년 9월 윤석제(좌) 쥬씨 대표가 캄보디아 현지 업체와 마스터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쥬씨]

가맹점 계약해지는 최근 3년간 2018년 126개, 2019년 89개, 2020년 54개로 총 269개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신규개점은 총 82개에 그쳤다. 190여개 가까이 출점 손실이 난 셈이다. 가맹본부 부채는 2019년 31억원에서 지난해 106억원으로 3배 이상 불었다. 

이에 대해 쥬씨 관계자는 “쥬씨 외에도 프로젝트비·쥬씨인터내셔널 등 다른 법인에서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쥬씨 매출액만으로 실적을 평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글로벌 시장도 야심차게 도전했으나 코로나19에 가로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6년 중국 심천점 오픈을 시작으로 2019년엔 말레이시아·싱가포르·필리핀 등 동남아와 중화권을 중심으로 80여개 매장까지 확장했지만 현재는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팔팔핫도그·베트남살롱·열정곱창·멜팅 그릴 등 여러 외식 브랜드를 내놨지만 현재 베트남살롱과 열정곱창은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윤 대표는 매출 정체와 가맹점 수익 제고 차원에서 2019년 3월 쥬씨의 브랜드 콘셉트를 ‘과일전문점’으로 재정비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예고했다. 궁극적으론 글로벌 청과브랜드 ‘Dole(돌)’처럼 청과종합유통회사로 성장시키겠단 포부를 공공연히 밝혀 왔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쥬씨의 위상은 계속 위축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은 그 어떤 산업보다 트렌드가 빠른데, 쥬씨는 아이템 면에선 참신했지만 확장성은 부족한 것 같다”며 “새로운 먹거리를 빨리 찾지 않는다면 부쩍 늘어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에 잠식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페형 매장 콘셉트의 ‘쥬씨프레소’ [사진=쥬씨]
카페형 매장 콘셉트의 ‘쥬씨프레소’ [사진=쥬씨]

쥬씨는 최근 카페형 매장 콘셉트의 쥬씨프레소와 망고 전문의 고망고를 론칭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쥬씨프레소는 서울과 경기, 부산에 이어 인천과 남양주에도 신규 오픈을 앞뒀다. 고망고는 이달에 11개 매장 출점이 순차 예정됐다. 앞서 10일엔 쥬씨프레소와 고망고의 멀티숍 ‘쥬씨×고망고’ 서울숲점(직영)을 열었다. 기존 생과일주스와 밀크티 전문 ‘쥬씨&차얌’의 가맹사업 확장도 노력 중이다. 

쥬씨 관계자는 “업그레이드된 쥬씨프레소와 고망고 브랜드를 필두로 가맹사업을 전개 중인데 현재 관련 문의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가맹점 매출 활성화는 쥬씨의 가장 중요한 경영목표며 향후 새로운 형태의 브랜드 매장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미국에서의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체결을 필두로 글로벌 매장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