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농업 씨 뿌리는 대동, 매출 1조 달성 속도
미래농업 씨 뿌리는 대동, 매출 1조 달성 속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7.1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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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농기계 기업서 탈피 스마트 농업시장 입지 구축 '착착'
자율주행 농기계 출시, 1214억 투자 e모빌리티 신공장 조성
김준식 회장·원유현 사장 경영 시너지로 매출·영업익 성장세
대동그룹은 지난 5월31일 대구시청 별관 회의실에서 ‘대동그룹 e-모빌리티 신사업 투자협약(MOU)’를 체결했다. 사진 맨 왼쪽부터 KT송재호 부사장, ㈜대동모빌리티 이승원 대표이사, 대동 원유현 총괄사장, 권영진 대구시장, 여준구 KIRO(한국로봇융합연구원) 원장, 김익재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AI 로봇연구소장. [사진=대동]
대동그룹은 지난 5월31일 대구시청 별관 회의실에서 ‘대동그룹 e-모빌리티 신사업 투자협약(MOU)’를 체결했다. 사진 맨 왼쪽부터 KT송재호 부사장, ㈜대동모빌리티 이승원 대표이사, 대동 원유현 총괄사장, 권영진 대구시장, 여준구 KIRO(한국로봇융합연구원) 원장, 김익재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AI 로봇연구소장. [사진=대동]

대동은 농기계 업계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스마트 모빌리티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며 미래농업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단 계획이다. 김준식 회장의 굳건한 신뢰와 지원, 원유현 총괄사장의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업계 첫 1조원 매출 달성을 정조준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동(옛 대동공업)은 전통 농기계 기업에서 탈피해 미래농업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준식 회장(55)과 지난해부터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는 원유현(51) 총괄사장 간의 교감을 바탕으로 올해를 ‘미래농업 사업 원년’으로 삼고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팜을 3대 핵심사업으로 정해 차근차근 추진 중이다.

대동은 앞서 올해 3월 기존 사명인 대동공업에서 ‘공업’을 떼고 다소 올드할 수 있는 이미지를 탈피하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제2 도약의 원천으로 삼았다.

원 사장은 미래농업 사업에 초점을 맞춰 지난해 미래사업추진실을 신설했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업무공간 혁신과 조직개편 등을 단행했다. 정밀농업·자율주행 모빌리티·경영혁신 등 3개 부문으로 구성된 ‘미래농업 자문단’도 꾸렸다. 

이는 김 회장이 강조한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력’과 맞닿았다. 대동은 1947년 창립 이후 70여년간 국내 농업 기계화를 선도하며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동의 입지는 안정적이다. 

다만 농업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기후변화, 식량안보 위기 등으로 디지털 기반의 정밀농업(ICT 기술을 활용해 투입자원은 최소화하면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농업)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농기계 기업인 존 디어는 스마트팜 선도기업으로 변신 중이고, 구글과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비전펀드)도 디지털 농업에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흐름을 예견하고 원 사장과 함께 미래농업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이미지 변신에 집중하고 있다. 

대동은 지난해 12월 ‘사명 변경 & NEW CI 선포식’을 진행한 가운데, 김준식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동]
대동은 지난해 12월 ‘사명 변경 & NEW CI 선포식’을 진행한 가운데, 김준식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동]
지난해 1월부터 대동 경영 전반을 맡고 있는 원유현 총괄사장. [사진=대동]
지난해 1월부터 대동 경영 전반을 맡고 있는 원유현 총괄사장. [사진=대동]

올 초 KT 출신의 권기재 당시 5세대(G) 통신 서비스담당 상무를 영입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 추진단을 맡겼고, 3월엔 ICT 기반의 ‘대동 커넥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대동 커넥트는 1차적으로 스마트폰의 농기계 원격 제어·관리가 핵심이지만, 궁극적으론 농작물 생육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맞춤형 농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정밀농업과 연관이 깊다. 5월엔 직진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8조 이앙기를 선보였다.

또, 내년 6월 조성을 목표로 대구에 3만1000여평 규모의 이(e)모빌리티 신공장 건립을 추진하며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 발판을 마련했다. 이 사업엔 1214억원이 투자된다. 이르면 내년 9월부터 다목적 운반차 등 농업용 모빌리티와 e-바이크·AI(인공지능) 로봇 모빌리티를 비롯한 비농업용 모빌리티를 양산할 예정이다. 

대동은 지난해 직진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인 이후 올 하반기엔 농지에서 선회가 가능한 자율주행 트랙터도 공개하고 내년부터 판매에 돌입한다. 

한편, 대동 실적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원 사장 취임 첫 해인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8957억원으로 전년의 8344억원보다 7.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7.6% 늘어난 331억원이다. 올 1분기는 매출액 2971억원, 영업이익 2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26.3%, 60.7% 성장했다. 

대동은 2011년 업계 첫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매출 1조원 달성도 곧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동이 신사업을 안착시킨다면 안정적인 국내외 농기계 매출을 더해 2~3년 내 매출 1조원 달성은 충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유현 총괄사장은 “스마트 농기계·모빌리티·팜(농장) 등을 본격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고 미래농업 기업으로서의 성장 발판을 확고히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