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후폭풍…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 '확대 우려'
'양도세 중과' 후폭풍…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 '확대 우려'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07.1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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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세금 부담 커진 다주택자 버티기…거래·매물 잠김 현상"
서울시 서대문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서대문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신아일보DB)

지난달 양도소득세 중과 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폭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금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주택 거래와 매물이 줄고, 가격은 오르는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분석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5% 올랐다. 상승 폭 자체도 전주 0.12%보다 0.03%p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지난 3월 중순 0.06%에서 최근까지 지속해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커진 것에 대한 원인 중 하나로 지난달 적용된 양도소득세 중과를 꼽는다. 주택 거래 시 보유되는 세금이 늘어난 만큼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며, 매물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는 "매매 차익 중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만큼 다주택자들이 아예 매물을 내놓지 않거나, 세대원에 증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부담으로 다주택자들이 집을 빨리 팔 이유가 없어진 만큼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증여도 상당 부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규제 지역 내 2주택자에는 기본세율(6~45%)에 붙는 양도세 중과세율이 10%p에서 20%p로 상향됐고,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p에서 30%p까지 인상됐다. 규제 지역 내 2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최고세율이 기존 55%에서 65%로 오르고, 3주택자에는 최대 75%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규제지역에서 2주택자가 취득가액 6억원 아파트를 7억원에 양도해 차익 1억원이 발생했을 경우 양도세 5850만원이 부과된다. 양도세 중과세율이 인상되기 전 같은 조건으로 양도 차익이 발생했을 때 내야하는 세금은 3900만원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양도세 중과로 인해 매물과 거래가 줄면서, 가격 상승 폭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 내 수요는 줄지 않는 가운데, 매물이 나오지 않아 수급 불균형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서진형 교수는 "양도세나 보유세 증가가 정부의 기대대로 시장에 매물이 많이 나오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며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수요는 줄지 않아 가격 상승률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도 "양도세 중과 부분이 완화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려고 할 때 언제든 팔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며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도세 중과 후 실제 거래량과 물량은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883건이다. 이는 전월 4783건 대비 1900건 감소한 수치며, 작년 동월 1만5625건과 비교하면 1만2742건 적다.

매물도 감소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1일 4만5223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지난달 30일 4만4201건으로 감소했다. 한 달간 1022개 줄었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