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戰⑮] 롯데 차우철 vs CJ 김찬호 외식사업 생존 '사활'
[CEO戰⑮] 롯데 차우철 vs CJ 김찬호 외식사업 생존 '사활'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7.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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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 쪼그라들고 영업손실 타격
롯데지알에스, 포트폴리오 재편·ESG 경영 강화 중점
CJ푸드빌, 이종 협업 적극·비대면 경쟁력 배가 노력
차우철(좌) 롯데지알에스 대표와 김찬호(우) CJ푸드빌 대표. [사진=롯데지알에스 홈페이지, CJ푸드빌, 박성은 기자. 디자인=고아라 기자]
차우철(좌) 롯데지알에스 대표와 김찬호(우) CJ푸드빌 대표. [사진=롯데지알에스 홈페이지, CJ푸드빌, 박성은 기자. 디자인=고아라 기자]

차우철(53) 롯데지알에스(GRS) 대표와 김찬호(50) CJ푸드빌 대표는 ‘외식사업 회복’이라는 그룹의 특명을 받고 다양한 시도를 꾀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들은 직전 그룹 인사를 통해 새 수장으로 발탁됐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우철 대표는 적극적인 스킨십 경영과 포트폴리오 재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무게를 두고, 김찬호 대표는 다양한 협업과 비대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롯데GRS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와 카페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 도넛 전문점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주축으로 한 롯데그룹의 외식기업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실적은 악화일로였다. 롯데GRS의 매출액(연결기준)은 2018년 8309억원에서 지난해 6381억원으로 2년 새 23%가량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195억원 적자 전환됐다. 영업손실은 2015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런 가운데 취임 8개월 차의 차우철 대표는 소통에 중점을 두고 젊은 감각으로 다가가고 있다.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 2030 밀레니얼과 Z세대 공략이 필요하단 판단에서다. 

지난 2월 인기 유튜브 콘텐츠 ‘네고왕’ 엔제리너스 편에 출연한 게 물꼬가 됐다. 차 대표는 진지하고 소탈한 모습을 일관하면서도 과감하게 협상을 주도했고, 조회 수는 8일 기준 226만뷰가 넘을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을 통한 스킨십 경영도 열심이다. 직접 계정을 개설해 “인스타 맞팔 할 사람?!!”이라며 팔로우·팔로잉을 권했고, 업무 혁신을 위한 메시지를 올리거나 맥도날드·맘스터치 등 경쟁사 기사를 스크랩하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롯데리아와 제빵 브랜드 간의 첫 협업과 크리스피도넛 부산 매장 등 전국 각지를 잠행하며 개선점을 찾는데 주력했다.   

차 대표는 최근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에서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 ‘TGI 프라이데이스’ 국내 영업권을 ‘매드포갈릭’을 운영하는 엠에프지코리아에 매각했다. 급변하는 외식 트렌드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과감히 철수한 것이다. 대신 롯데리아·엔제리너스·크리스피크림 도넛 등 주력 브랜드에 집중하는 한편, 출시 2년 차인 통합 외식 애플리케이션 ‘롯데잇츠’의 경쟁력을 배가시키겠단 방침이다. 

차우철 대표는 엔제리너스, 롯데리아 등 주요 매장을 찾아다니며 개선점을 찾고 경쟁력을 키우는데 열의를 보이고 있다. [출처=차우철 대표 SNS]
차우철 대표는 엔제리너스, 롯데리아 등 주요 매장을 찾아다니며 개선점을 찾고 경쟁력을 키우는데 열의를 보이고 있다. [출처=차우철 대표 SNS]
서울의 한 엔제리너스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한 엔제리너스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컨세션 사업 브랜드 ‘SKY 31 FOOD AVENUE’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엔 김해공항 국내선점을 오픈했다. 2016년 첫 개시 이후 16번째 사업이다. 

롯데지알에스는 지난달 서울 용산구 갈월동에서 금천구 독산동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1979년 창립 이후 33년 만이다. 이와 함께 ‘2025 With Us, For Earth’라는 캠페인으로 △No 빨대·플라스틱 △친환경 매장 구축 △전기바이크 도입 △가맹점 상생 금융지원 △ESG 위원회·실무 협의회 구성 등 ESG 경영 강화를 공언했다.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독산동으로의 새로운 터전 마련으로 ESG 경영기반을 다지고, 대한민국 대표 외식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CJ푸드빌은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와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등을 운영하며 CJ그룹의 외식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CJ푸드빌도 지난해 코로나19 타격은 물론 뚜레쥬르 매각 이슈로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특히 빕스·계절밥상 등 전체 매출의 40%가량을 책임진 외식 매장들이 대거 철수하면서 실적은 부진했다. 실제 2015년 92개에 달했던 빕스는 올 1분기 기준 33개로 1/3 급감했고, 계절밥상은 2017년 54개에서 올 7월 현재 코엑스점 단 1개로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매출 역시 2017년 당시만 해도 1조4000억원을 웃돌았지만 2019년 8903억원, 지난해 617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490억원으로 전년의 40억원과 비교해 12배 불어났다. 

김찬호 대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핵심 수익원인 뚜레쥬르와 빕스 등 외식사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열중하고 있다. 특히 마케팅 면에서 이종 협업을 활발히 시도하며 MZ세대 취향을 적극 반영하는 모습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1위 ‘교촌치킨’과 손잡고 지난 3월에 내놓은 ‘교촌 품은 뚜쥬 고로케’가 대표적이다. 출시하자마자 SNS에서 입소문 나면서 판매 1주 만에 20만개가 동났다. 이는 뚜레쥬르 론칭 이래 최단시간 최다판매 기록이다. 

뚜레쥬르와 교촌치킨 간의 협업을 통한 반반세트.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CJ푸드빌]
뚜레쥬르와 교촌치킨 간의 협업을 통한 반반세트.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CJ푸드빌]
빕스의 배달 전용 브랜드 '빕스 얌 딜리버리' [사진=CJ푸드빌]
빕스의 배달 전용 브랜드 '빕스 얌 딜리버리' [사진=CJ푸드빌]

최근 전개한 롯데칠성음료의 ‘밀키스’와 뚜레쥬르 간의 협업과 라이브 방송, 배달 전용 브랜드 ‘빕스 얌 딜리버리’와 ‘삼육두유’ 간의 컬래버레이션 신메뉴 출시 등도 화제가 됐다. 올해 론칭 25년차로 다소 올드한 이미지를 가졌던 뚜레쥬르와 빕스는 김 대표 주도 아래 보다 젊고 신선한 마케팅을 통해 MZ세대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CJ푸드빌은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 철수를 하면서도 비대면 경쟁력은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뚜레쥬르의 경우, 올 상반기 배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70% 상승하며 이미 지난해 실적을 뛰어 넘었다. 전체 1300여 매장의 90%가량은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최근엔 ‘카카오톡 주문하기’에 입점했다. 뚜레쥬르는 이달 말까지 전체 매장의 60%를 웃도는 800여곳으로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빕스 또한 빕스 얌 딜리버리 서비스와 다양한 RMR(레스토랑간편식) 제품을 앞세워 꾸준한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를 고려한 비대면 서비스 채널과 O2O에 최적화한 상품을 확대하며 급변하는 소비자 니즈(Needs)를 충족시키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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