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은의 SWOT④] 대담한 정용진, 완성형 '신세계' 구축
[박성은의 SWOT④] 대담한 정용진, 완성형 '신세계' 구축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7.08 0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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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만 이베이 인수·네이버 동맹 등 5조 투자, 유통 최강자 정조준
'용진이형' 친근함 속 일부 언행 여론 뭇매…'승자의 우려' 불식은 과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신세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신세계]
 

정용진(53)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정점으로 올 상반기에만 5조 가까이 투자하며 업계 큰 손을 자처했다. 온·오프라인 유통 최강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구축하기 위함이다. 일각에선 올해 유통시장 승자는 정용진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다만 그의 통 큰 베팅은 상당한 출혈로 이어져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단 일부 우려도 있다. 

또, SNS 소통으로 ‘용진이형’이란 친근한 이미지를 쌓고 있지만 종종 구설수에 오르며 논란을 자초한 측면은 상황에 따라 오너 리스크를 잠재하기도 한다. 

◆강점: 과감한 통 큰 베팅…"지금이 최상의 기회"

빠른 판단과 신속한 추진력, 그리고 자신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최근 행보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다. 

정용진 부회장은 올 1월말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現 SSG랜더스) 인수 발표를 시작으로 3월엔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에 따른 지분 교환과 화성 테마파크 부지 매입, 5월에는 패션 온라인몰 W컨셉 지분 100%를 인수했다. 지난달엔 국내 이(e)커머스 점유율 3위의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 지분 80%를 가져왔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신세계(이베이 합산, KB증권·업계 추정 15%)가 그간 SSG닷컴으론 다소 열세였던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네이버(17%)와 함께 빅2로 발돋움한 결정적 한 수가 됐다. 

또한, 이베이 인수를 두고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던 유통업계 최대 라이벌인 롯데에 한 발 앞서게 되면서 신세계와 정용진 부회장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됐다. 이제 막 2021년 반환점을 돌았을 뿐인데 일각에선 “어차피 올해 유통업계 승자는 정용진”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정 부회장은 이베이 인수 3조4404억원을 포함해 올 상반기에만 총 5조원에 가까운 통 큰 베팅을 했다. 인수에 따른 신세계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경쟁력 강화 등 여러 면을 종합해 볼 때 경제적·사회적 가치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로 반드시 이기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신년사에서 어떤 난관도 꿋꿋하게 견디겠단 뜻의 ‘불요불굴(不撓不屈)’을 강조하며 “코로나19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지금이 최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의지대로 신세계는 순항 중이다. 

◆약점: 논란 자초한 SNS 소통 경영

정용진 부회장은 ‘소통의 오너’로 불린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요리하고 골프치고 아이들과 지내는 모습 등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댓글도 직접 달며 ‘용진이형’으로서의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갔다. 노브랜드·스타벅스·조선팰리스 등 그룹 계열 브랜드를 노출시키며 홍보맨 역할도 자처한다.

정 부회장의 친근한 소통 경영 덕분에 재벌에 대해 편견을 가졌던 국민들의 인식은 누그러지는 한편, 신세계 이미지는 젊고 긍정적으로 개선되는 좋은 계기로 작용했단 평도 있다.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창단식에서 정용진 부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신세계]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창단식에서 정용진 부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신세계]
이마트 매출액과 영업이익 현황.
이마트 매출액과 영업이익 현황.

다만, 부작용도 분명 있다. 스스로 논란을 키운 측면이 컸다. 정 부회장은 최근 우럭과 로브스터, 소고기 음식사진 등을 SNS에 올리면서 “잘가라. 미안하고 고맙다”는 문구를 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극우 사이트 ‘일베’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조롱할 때 많이 쓰는 문구라며 비판했다. 또, 음란물 광고 댓글에 욕설을 달고, 잔인한 어획으로 퇴출된 ‘샥스핀’ 요리를 내놓은 조선팰리스의 중식당을 홍보하면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다행히 큰 파장까지 일진 않았지만, 오너의 언행 하나하나에 예의주시하고 돈쭐(돈으로 혼쭐내는 것) 혹은 불매로 여론을 주도하는 MZ세대 성향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리스크가 다시금 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7일 기준 67만명이 넘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인스타 팔로워만 수십만 명인데 이들은 때에 따라서 내 편이 되기도, 혹은 완전한 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며 “의도치 않은 논란이 자신과 그룹 이미지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괜한 여지를 줄 필요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회: 이베이 인수로 '신세계 유니버스' 속도

정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계기로 온·오프라인 유통 패권을 모두 쥘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온라인은 이베이 인수에 따른 규모의 경제로 쇼핑 경쟁력 배가를, 오프라인은 신세계라는 울타리(Lock-in) 안에서 소비자들이 먹고 놀고 쉬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라인 사업에선 이마트, SSG닷컴과 이베이 간의 시너지를 내는 게 관건이다. 지난해 약 21조원의 거래액의 이베이는 270여만명의 유료가입자와 14만개 셀러, 300여명의 IT 전문인력 등이 자산이다. 이베이 인수로 이마트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은 약 50%까지 상승했다.

신세계는 “장보기부터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전반에 걸친 종합 플랫폼을 확고히 구축하고, 통합매입으로 가격경쟁력 확보도 가능해져 ‘완성형 이커머스 모델’에 다가섰다”고 밝혔다.

오프라인은 정 부회장이 줄곧 강조한 ‘고객 경험’이 핵심이다. SSG랜더스를 앞세워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고 스타벅스·노브랜드 버거 등과 활발히 연계해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다. 호텔사업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조선 팰리스·그래비티 판교 등 4개의 독자 브랜드 호텔을 연이어 론칭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음성형 SNS ‘클럽하우스’에서 SSG랜더스 운영에 따른 향후 돔구장과 스타필드 조성을 언급하면서 “고객 시간을 10시간 이상 점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콘텐츠 경험과 소비가 결국 유통의 핵심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다른 한편으론 신세계라는 생태계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경험하는 ‘신세계 유니버스(Universe)’를 만들겠단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위기: 막대한 자금 출혈에 커진 재무부담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정점으로 온·오프라인 완성형 쇼핑 모델을 구축했다는 자신감이 크다. 하지만 출혈도 상당하다. 이베이 인수가(80% 지분)는 3조4400억원. 막판에 동맹을 맺었던 네이버가 발을 빼면서 부담이 무척 커졌다. 이마트 매장 출점비용이 점포당 700~800억원(2000~2010년 기준) 선이란 점을 감안할 때 50~60여개에 이르는 금액이다. 올 1분기 이마트 자산총액 23조2298억원의 14.8%를 차지한다. 신세계는 이마트 본사와 성수점 매각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부회장과 자신을 캐릭터화한 '제이릴라'. [출처=정용진 부회장 SNS 캡쳐]
정용진 부회장과 자신을 캐릭터화한 '제이릴라'. [출처=정용진 부회장 SNS 캡쳐]
신세계 고양 스타필드 외관. [사진=박성은 기자]
신세계 고양 스타필드 외관. [사진=박성은 기자]

부채는 올 1분기 12조5000여억원에서 이베이 인수금액과 부채 9800억원 가량을 더하면 16조원을 웃돈다. 반면에 이베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400여억원으로, 같은 기간 이마트 22조원과 단순 합산하면 23조2400억원이 된다. 이베이 자산은 무형 중심이다. 일각에서 ‘승자의 저주’ 우려가 새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부담스러운 인수대금과 차입금 비율 때문에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했다. 

그럼에도 정용진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이베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신세계도 이베이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닌 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Deal)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올 1분기 말 1조가 넘는 현금성 자산이 있고, 이마트 가양점·별내점 주차장 등을 매각하며 추가자금으로 1조원 가까이 확보했다”며 “부동산 자산이 장부가 기준 약 17조원으로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며 문제가 없단 입장이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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