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차·조선 하투, 경제회복 적신호
[기자수첩] 차·조선 하투, 경제회복 적신호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7.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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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조선업계는 최근 경기 회복 전망에도 기대보다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노동조합의 하투(夏鬪, 하계 기간 노동계 연대 투쟁)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하투에 가장 먼저 나섰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2년 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지금까지 결론이 나지 않자 6일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은 오는 9일까지 계속된다.

노조는 이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8시간 종일 파업을 실시했다. 또 조경근 노조지부장을 포함한 노조 간부 2명은 울산 본사 내 판넬공장 앞에 있는 턴오버 크레인(선박 구조물을 뒤집는 크레인)에 올라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전면파업은 지난 2019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한국GM이 하투의 불을 지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전체 조합원 76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6.5%(5841명)의 찬성률을 기록해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투표 가결은 투표권 있는 조합원 수 대비 찬성률 50%만 넘기면 됐다. 하지만 80%에 가까운 조합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한국GM 노조가 하투에 돌입하면 조합원 참여율은 높을 전망이다.

노조는 사측과 추가 교섭을 한 뒤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임단협 교섭이 결렬되며 하투 채비에 나서고 있다.

노조는 지난 달 30일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지난 5일에는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쟁의발생 결의안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구성안을 통과시켰다. 7일에는 전체 조합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에 나선다.

노조의 이 같은 하투 채비는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산업계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한국 수출은 지난 달 전년 동월대비 39.7% 증가했다. 수출 주력 품목 15개와 9대 지역 수출은 10년 만에 동시에 플러스를 나타냈다. 수출액은 역대 처음으로 3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자동차와 차 부품의 경우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각각 62.5%, 108.2% 증가했다.

조선업계의 경우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올해 2분기까지 연내 수주달성 목표의 60% 이상을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목표 80%를 넘어서기며 목표 초과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노조는 그동안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사측과 힘을 합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9월 임금협상을 타결하며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특히 노사는 지난 2009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11년 만에 임금 동결에 합의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손을 잡았다.

노사는 다시 한 번 손을 맞잡을 때다. 위기를 벗어나고 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근 경기 회복은 위기 속 기회다. 노사가 서로 손을 내밀어 기회의 끈을 꼭 붙잡아야 한다.

selee@shinailbo.co.kr